볼리비아 - 칠레, 유엔서 국경 놓고 공방
볼리비아, 태평양 진출 열망…칠레는 협상 거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볼리비아와 칠레가 유엔 총회에서 국경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남미 내륙국 볼리비아의 태평양 진출 열망을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반복된 것이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뉴스포털 테하(Terra)에 따르면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전날 제67차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볼리비아-칠레 국경을 정한 1904년 협정의 재협상을 요구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태평양 출구를 확보하려는 볼리비아의 열망을 칠레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면서 국제사회의 관심 속에 이 문제가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볼리비아는 페루와 연합군을 이뤄 1879~1884년 칠레와 '태평양 전쟁'을 벌였으나 대패했다.
패전으로 볼리비아는 구리 광산을 포함한 영토와 400㎞에 달하는 태평양 연안을 상실했다.
페루는 3만5천㎢ 넓이의 태평양 해역 관할권을 칠레에 넘겼다.
볼리비아와 칠레 간에는 1904년 '평화와 우호 협정'에 따라 현재의 국경선이 확정됐으나 이후에도 국경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됐다.
양국의 공식적인 외교 관계는 1962년 이후 중단됐으며 1975~1978년 사이 관계 회복 노력이 좌절된 이후 지금까지 대사급 외교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다.
볼리비아는 해발 3천800m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수인 티티카카 호에 해군기지를 설치하고 함대 훈련을 하는 등 태평양 진출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미주기구(OAS)가 1979년 결의안을 통해 양국에 협상을 촉구한 사실을 들어 칠레를 압박하고 있다.
볼리비아 정부는 지난 6월 볼리비아에서 열린 OAS 총회에서도 칠레에 재협상을 촉구했다.
특히 모랄레스 대통령은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러나 알프레도 모레노 칠레 외교장관은 "1904년 협정은 여전히 유효하며 양국의 국경은 당시 협정 체결로 확정된 것"이라며 협상을 거부했다.
한편 칠레와 페루는 1952년과 1954년 해상 경계선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칠레는 이 조약으로 해상 국경선이 확정됐다고 주장했지만 페루는 국경선이 아니라 어업권을 다룬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페루 정부는 전쟁으로 상실한 태평양 해역을 페루 영해로 표시한 지도를 2007년에 제작해 칠레와의 영유권 분쟁에 불을 댕겼고 2008년에는 국제사법재판소에 칠레를 제소했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2/09/28 01:3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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