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급 정상회의'서 선진국-개도국 가교역할
칠레ㆍ콜롬비아 등 남미 신흥국과 협력 강화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오는 17일부터 열흘간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중남미 4개국 순방은 두 차례의 `프리미어 포럼' 참석과 남미 신흥국과의 협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대통령은 먼저 18∼19일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어 20∼2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유엔 지속가능발전(리오+20) 정상회의에도 참여한다.
이 대통령은 21일 세 번째 순방국인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로 이동해 이틀간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23일엔 콜롬비아를 국빈 방문해 사흘간 머문다.
◇멕시코 G20 정상회의 참석 =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기간에 3차례의 전체회의와 업무 오ㆍ만찬에 참석, 각국 정상들과 함께 유로존 위기 대응, 세계경제 회복과 성장을 위한 거시정책 공조, 국제금융체제 강화, 녹색성장 등을 논의한다.
이 대통령은 재작년 서울 정상회의 의장이자 세계 신흥국의 리더로서 선진국과 개도국간 가교 역할을 모색하고, `개발' 의제처럼 우리나라가 주도해온 의제들의 이행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또 G20 서밋 본회의에 앞서 18일 열리는 `B20 서밋(참가국 경제인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위기 극복과 지속 성장을 위한 비전'을 주제로, 글로벌 재정 위기의 극복과 세계 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해 각국 정부와 기업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역설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G20 회의에서 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우리 정부가 주도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배구조 공정 개선 및 IMF 재원 확충 문제가 어떻게 결론날지도 주목된다.
◇리오+20 참석..GGGI 국제기구화 굳히기 = 이 대통령은 리오+20 정상회의 첫날인 20일 국가연설을 통해 경제 위기와 빈부 격차 확대, 기후 변화와 환경오염 등에 대한 포괄적 해법으로 우리나라의 `녹색성장 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다.
리오+20은 186개국 지도자와 국제기구 수장, 기업 및 비정부기구(NGO) 대표들이 참석하는 지구촌 최대 규모의 회의다.
이 대통령을 비롯한 정상들은 녹색경제로의 이행과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지배구조 강화 방안을 담은 선언문을 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협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은 "멕시코 G20 서밋에서 `녹색성장'이 핵심의제로 채택된 데 이어 리오+20에서 녹색 경제가 주요하게 논의되는 것은 녹색성장이 대한민국은 물론 지구촌의 공동 자산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 기간에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가 명실상부한 국제기구가 되기 위한 사실상의 추인 절차를 밟는 점도 주목된다.
GGGI는 20일 이 대통령과 영국ㆍ호주ㆍ덴마크ㆍ베트남ㆍ아랍에미리트(UAE)ㆍ카자흐스탄ㆍ멕시코 등 14개 GGGI 창립 회원국 대표들이 임석한 가운데 국제기구 전환을 위한 협정 서명식을 개최한다.
서울에 본부와 사무국을 둔 GGGI는 오는 10월 서울 기후변화 각료급회의를 계기로 국제기구로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GGGI가 성공적으로 출범하면 우리나라가 주도해 설립하는 최초의 국제기구가 된다.
김 기획관은 "민간 기구가 불과 출범 2년 만에 공식 국제기구로 전환하는 사례는 세계 외교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대한민국 `소프트 파워 외교'의 쾌거"라고 말했다.
◇칠레와 `공동번영' 전기 모색 = 이 대통령은 남미의 `경제 리더'로 부상한 칠레 공식 방문을 통해 양국 간 공동 번영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과 칠레는 각각 아시아와 남미의 `신흥 경제강국'으로서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칠레는 경제성장률이 매년 5∼6%에 달할 정도로 급속히 성장하는 시장인데다 국민소득과 국제 신용등급이 역내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신용등급은 우리나라와 엎치락뒤치락할 만큼 정치ㆍ경제적으로 안정된 나라다.
교역 면에서도 우리는 칠레가 다량 보유한 리튬, 구리, 요오드 등의 필수 광물ㆍ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대신 칠레 시장에서 자동차와 휴대전화, 가전제품 분야를 압도적으로 점유하는 등 서로 이점이 크다.
이런 장점을 고려해 양국은 일찌감치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고 앞으로도 녹색성장, 자원, 신재생에너지, 기반시설, 방위산업 등의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수교 5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통상ㆍ자원ㆍ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다각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콜롬비아와 FTA 타결 모색 = 이 대통령은 정정 불안을 떨치고 새롭게 경제 발전의 기틀을 다지는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서 사흘을 머문다.
칠레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와 수교 50주년을 맞은 콜롬비아가 이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했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
이 대통령은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현재 막바지 단계에 이른 양국 간 FTA 협상 타결의 결정적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콜롬비아는 과거 내전과 마약 밀매 등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적지 않았지만 산토스 대통령 집권 이후 치안이 안정되면서 경제가 5∼6%대로 급성장하고 있는데다 풍부한 광물 자원을 보유했다.
정부는 우리와 이미 FTA를 체결한 칠레, 페루에 이어 빠른 발전 속도를 보이는 콜롬비아와 FTA를 맺을 경우 남미에 신흥 거점 트라이앵글(삼각축)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6/11 05:00 송고
출처: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2/06/10/0607000000AKR2012061004710000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