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브라질이 압력 행사"..브라질 "합의에 따른 것"
차베스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이 원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베네수엘라의 정회원국 가입 문제로 논란을 벌이고 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이 주요인이다.
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루이스 알마그로 우루과이 외교장관은 "베네수엘라의 메르코수르 가입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압력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마그로 장관은 "베네수엘라의 메르코수르 가입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며, 법률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우루과이는 베네수엘라의 가입에 반대한다는 뜻도 밝혔다.
메르코수르는 지난달 29일 아르헨티나 서부 멘도사 시에서 정상회의를 열어 베네수엘라를 정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베네수엘라의 메르코수르 가입 결정은 호세프 대통령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이 만난 자리에서 나왔다. 대통령 탄핵으로 정국혼란을 겪는 파라과이는 회원국 자격이 잠정적으로 정지돼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안토니오 파트리오타 브라질 외교장관은 "베네수엘라 가입은 3국 정상의 합의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면서 "당시 정상회의에서 아무런 이의 제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정부 역시 합의에 따른 결정이었다며 브라질을 거들었다.
마르코 아우렐리오 가르시아 브라질 대통령 외교보좌관은 "브라질은 이 문제에 관해 다른 회원국에 일체의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면서 "브라질의 외교정책 방향과 호세프 대통령의 성향을 이해한다면 압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질 정부는 알마그로 장관의 발언이 차베스 대통령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우루과이 의회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루과이의 보수우파 성향 야권은 알마그로 장관을 의회에 출석시켜 베네수엘라의 메르코수르 가입 결정을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다닐로 아스토리 우루과이 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가입은 메르코수르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며 "이 문제는 메르코수르 창설 이래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메르코수르는 6개월 단위 순번의장국인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시에서 오는 31일 베네수엘라 가입 행사를 열 예정이다. 베네수엘라의 가입이 이뤄지면 메르코수르는 1991년 창설 이래 처음으로 신규 회원국을 받아들이게 된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가 정회원국이고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에콰도르, 칠레, 콜롬비아, 페루는 준회원국이다. 옵서버 국가인 가이아나와 수리남까지 합쳐 남미대륙 12개국이 모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와 함께 남미의 또 다른 경제 기구인 안데스공동체(CAN) 회원국이었으나 콜롬비아와 페루가 미국과 자유무역협상을 진행하자 CAN을 탈퇴하고 나서 메르코수르 정회원국 가입을 추진해 왔다.
메르코수르 정상들은 2006년 7월 베네수엘라 가입에 합의했고,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브라질 의회는 베네수엘라 가입안을 모두 승인했다. 그러나 파라과이에서는 차베스 대통령의 반민주적 행태를 문제 삼는 보수우파 야권의 반대로 가입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7/04 00:2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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