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은 민주주의 파괴"..대표단 긴급 파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파라과이에서 페르난도 루고 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탄핵 추진으로 정국 혼란이 빚어진 가운데 남미지역 국제기구인 남미국가연합이 직접적인 개입에 나섰다.
안토니오 파트리오타 브라질 외교장관은 21일(현지시간) "유엔 지속가능발전(리우+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남미국가연합 정상들이 파라과이에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트리오타 장관은 "대표단 파견은 회원국에서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거나 파괴를 위협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회원국들이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남미국가연합 의정서에 따른 것"이라면서 "파라과이 국경을 폐쇄하는 조치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트리오타 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은 남미국가연합 외교장관들로 구성되며, 루고 대통령에 대한 의회 탄핵 추진 과정의 정당성을 평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미국가연합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콜롬비아, 칠레, 에콰도르, 가이아나, 파라과이, 페루, 수리남,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 남미대륙 12개국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파라과이 하원은 이날 루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시작하는 내용의 안건을 표결에 부쳐 찬성 73표, 반대 1표로 승인했다. 안건은 상원으로 넘겨져 심의·표결을 거치게 된다.
야권이 상원과 하원을 장악하고 있어 통과 가능성이 큰 상황이며, 이에 따라 2008년 8월 집권한 루고 대통령은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빠졌다.
앞서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북서쪽으로 250㎞ 떨어진 쿠루과티 지역의 한 농장에서는 지난 15일 경찰과 빈농들 간에 충돌이 벌어져 최소한 17명이 사망하고 80여 명이 다쳤다.
이 사건으로 내무장관과 경찰총수가 사퇴했으나 야권은 루고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야권은 이번 기회에 루고 대통령의 국정운영 능력을 문제 삼으려는 태세다.
이에 대해 루고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사건에 대해 책임을 느끼지만, 대통령직을 사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라과이 빈농들은 군사독재자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 집권 기간(1954~1989년) 정부가 대규모 농장주와 농업 부호들에게 토지를 편법 증여한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6/22 07:3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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