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1915~2006년)를 추모하는 행사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져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다.
피노체트와 그의 군사 쿠데타 관련 기록물을 전시하는 이날 행사는 수도 산티아고에 있는 극장 테아트로 카우폴리칸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9월11일'이라는 단체가 주도했다. 9월11일은 1973년 피노체트가 쿠데타를 일으킨 날이다. 피노체트는 쿠데타로 칠레의 첫 사회주의 정권인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 정부(1970~1973년)를 무너뜨렸고, 1990년까지 17년간 집권했다.
10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피노체트 군사정권의 희생자 유족을 비롯한 수백 명의 시위대는 극장 근처에서 집회를 열어 행사 개최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시위대가 극장 쪽으로 이동하자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며 저지에 나섰고, 이 때문에 경찰과 시위대 간에 충돌이 빚어졌다.
시위대는 "범죄자를 추모하는 행사가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피노체트 추종자들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누구나 이런 행사를 할 권리가 있다"고 맞섰다. 피노체트 추종자들은 인권유린 혐의로 체포된 군정 인사 70명의 석방도 촉구했다.
지난해 8월 칠레에서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피노체트 집권 기간 인권탄압 피해자는 4만여 명, 사망·실종 인사는 3천22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후 피노체트에 대해 인권탄압과 부정축재 등 혐의로 고소·고발이 잇따랐으나 2006년 12월10일 그가 91세를 일기로 사망하기까지 실제로 처벌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6/11 02:5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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