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임두빈 | 작성일 : 2026-01-05 12:22:06 | 조회수 : 17 |
| 국가 : 베네수엘라 | 언어 : 한국어 | 자료 : 정치 |
| 출처 : 중앙일보 김형구 기자 | ||
| 발행일 : 2026.01.05 | ||
| 원문링크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507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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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짙게 깔린 3일(현지시간) 새벽 카리브해. 미 육군 최정예 특수부대 ‘델타포스’의 작전이 은밀하게 전개됐다. ‘확고한 결의(Absolute Resolve)’라는 이름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압송 작전. 수도 카라카스를 뒤덮은 폭발음과 화염 속에 은신처에 숨어 있던 마두로 대통령은 부인과 함께 미군에게 생포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오후 10시46분 작전 개시 명령 이후 143분 만이다.
한밤중에 전격적으로 펼쳐진 마두로 축출 작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돈로 선언(Donroe Doctrine)’이 현실화됨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외교안보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천명한 ‘서반구(아메리카 대륙) 패권 회복’ 의지를 실제 무력 행동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돈로 선언은 ‘도널드’와 먼로선언(유럽 내정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는 대신 유럽의 서반구 간섭도 용인하지 않겠다는 1823년 당시 제임스 먼로 미 대통령의 선언)을 합친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 압송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작전의) 기원은 먼로 독트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는 이를 뛰어넘었고, 사람들은 ‘돈로’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십 년간 미국의 전임 행정부들은 서반구에서 커져 가는 안보 위협을 방치했지만 이제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배력이 다시는 의문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뒷마당’ 중남미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의 영향력 확대를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지난해 12월 5일 공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먼로 독트린 부활을 천명했었다. 먼로 선언의 트럼프 버전 격인 ‘트럼프 보완원칙(Trump Corollary)’을 제시하면서다. NSS 보고서에는 “서반구에서 미국 우위를 회복하고 미국 본토와 역내 요충지에 대한 접근권을 확충할 것”이라고 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회견에서 “비서반구 경쟁국들이 서반구에 군대 등을 배치하거나 중요 전략자산을 소유·통제하는 것을 차단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 이번 작전은 마두로 대통령이 전날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에서 중국 특사 대표단을 만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대(對)중국 경고 메시지가 담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부산 만남’에서 미·중 무역전쟁 휴전을 밝히긴 했지만, 중국의 중남미 진출에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마두로·중국특사 만남 직후 체포작전 개시…“대중 경고 메시지”
중국은 2007년 이후 베네수엘라 인프라에 약 670억 달러(약 97조원)를 쏟아붓는 등 베네수엘라를 중남미 ‘일대일로’의 교두보로 활용했다. 베네수엘라 석유의 84%를 사들이는 국가가 중국이다. 특히 2023년 9월 마두로 대통령의 방중 이후 양국 관계는 ‘전천후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됐다. 이 같은 중국의 중남미 확대 전략을 트럼프 행정부가 ‘마두로 축출’로 차단에 나섰다는 것이다.
지난해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1년을 돌아보면 서반구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노골적으로 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덴마크령 그린란드와 캐나다의 미국 복속 의지를 드러냈고, 파나마 운하 운영권 회수를 압박했으며, 브라질과 온두라스 등 중남미 국가 내정에도 개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베네수엘라는 ‘현대판 제국주의(latter-day imperialism)’의 첫 번째 대상이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작전의 또 다른 동력은 석유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의 약 17%(약 3000억 배럴)를 보유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는 과거 미국의 엑슨모빌·걸프오일 등이 진출했지만, 차베스 전 대통령이 2007년 자원 민족주의를 앞세워 석유산업을 국유화하면서 미국 석유기업 자산 일부가 강제 몰수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기자회견에서 베네수엘라가 안정적인 새 정권으로 이양될 때까지 미군이 주둔하며 통치할 것이라며 미국 석유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 재건 및 수익 창출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베네수엘라에 친미 정권을 세워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하향세를 겪고 있는 점이 이번 작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네수엘라 공격으로 정치적 수세 국면 타개를 노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불법 이민·마약 단속은 미국 내에서 큰 지지를 받는 의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는 미국으로 마약을 밀반입한 거대 범죄조직의 핵심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변수는 베네수엘라의 혼란이다. 지속될 경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아래 대외 군사개입 자제를 주장해 왔던 보수 진영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 3일 워싱턴DC와 뉴욕 등 대도시에서는 ‘미국은 중남미에서 손을 떼라’ 등의 시위가 진행됐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는 대체로 “강한 미국이 돌아왔다”며 지지를 표했지만, “또 하나의 ‘이라크전 수렁’으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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