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크리스마스를 10월로 앞당길 것"을 제안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아이디어에 따른 것이다.
앞서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달 2일 국영 TV방송 프로그램 중 하나인 '마두로와 함께 플러스'(ConMaduro+)에서 "9월인데 벌써 크리스마스 같은 느낌"이라며 "메리 크리스마스, 10월 1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축하 행사를 벌이자"고 말했다.
이런 언급은 7·28 대선 야권 후보였던 에드문도 곤살레스에 대해 법원이 검찰에서 청구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이를 두고 서방 언론은 대선 개표 부정 논란과 야권 인사·지지자 탄압으로 국제사회 비판을 받는 마두로 대통령의 '여론 시선 분산' 시도로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마두로의 뜻과는 달리 현지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고 AP는 전했다. 주민들 사이에서 축제의 화려함을 즐기는 이를 찾아보긴 어렵다고 한다.
교사인 에두아르도 마르티네스는 AFP에 "대통령이 우리를 비참하게 조롱하는 것"이라며 "크리스마스는 고사하고, 우유를 살 돈도 없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원유매장량을 자랑하며 막대한 '오일머니'로 잔치를 벌이던 20세기 중후반에 베네수엘라에서 회사원들은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연말에 평균 월급 3배 안팎의 보너스를 받기도 했다.
그즈음 주민들은 여윳돈을 이용해 주거지 벽에 새 페인트를 칠했는데, 이 때문에 새 페인트 냄새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떠오르게 하는 때도 있었다고 AP는 전했다.
다만, 극심한 경제난에 먹거리조차 구하기 어려워 고국을 등지는 이들이 하나둘 늘어난 최근에는 크리스마스가 빈부격차를 절감하게 하는 시기로 바뀌었다.
끼니를 때우기 어려운 일부 연금 수급자들은 이날 카라카스에 있는 유엔 사무소 밖에서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했다고 AFP는 보도했다.
윌프레도 구티에레스(61)는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는 12월에 있어야 한다"며 "(10월 시즌 시작으로) 한 가지 좋은 점이라면, 공공 근로자들이 쓰레기를 줍고 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