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화학상, 물리학상, 의학상, 경제상 분야를 수상했던 이들은 "아르헨티나의 과학·기술 시스템이 벼랑으로 치닫고 있다"며 과기부 폐쇄, 아르헨티나 최대 연구기관인 국립과학기술위원회(CONICET)를 비롯한 각종 연구소의 행정직 직원 해고, 석·박사직 연구원들의 계약 조기 만료 등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밀레이 대통령, 니콜라스 포세 수석장관, 다니엘 살라모네 CONICET 위원장 그리고 아르헨티나 상·하원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국립대학교와 CONICET의 대규모 예산 삭감은 아르헨티나 과학계의 급격한 하락뿐만이 아니라, 아르헨티나 국민과 미래에 대한 하락(devaluation)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라고 하면서 삭감된 예산 복원을 촉구했다.

이어 아르헨티나가 유일하게 중남미에서 코로나 COVID-19 백신을 개발하고 통신위성을 발사했으며 핵 원자로를 생산·수출하고 바이오테크놀로지와 농업 관련 연구 분야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 모든 것이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정부의 투자 결과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과학 인프라가 없으면 국가는 무방비 상태에 빠지고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면서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동결시키고 (장학금 삭감으로) 석·박사 과정 학생을 줄이는 것은 오랜 기간 동안 구축한 시스템을 파괴하는 것이며, 다시 복구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훨씬 오랜 기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 밀레이 정권이 삭감한 모든 과학·기술에 대한 예산을 복구시켜달라"고 촉구했다.

아르헨티나는 2명의 노벨 평화상 외에 2명의 노벨 의학상(1947 베르나르도 후세이, 1984 세사르 밀스테인)과 화학상(1970 루이스 페데리코 르노아르) 등, 총 5개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다.

지난 12월 취임한 극우 자유경제 신봉자인 밀레이 대통령은 정부의 긴축 경제 방안의 하나로 과학부를 폐쇄했다. 연구 개발에 대한 예산 대폭 삭감 및 국립대학 예산 동결로 국립대학들은 오는 14일 이에 반대하는 파업을 예고했다.

연 254%의 물가상승률을 기록 중인 아르헨티나의 고물가 경제 상황에서 올해 예산을 전년 예산으로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것은 국립대학과 각종 연구소들의 최소 운영 자체조차 불가능한 상태로 내모는 것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