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임두빈 작성일 : 2015-04-20 20:24:13 조회수 : 605
국가 : 멕시코 언어 : 한국어 자료 : 문화
출처 : 경향신문
발행일 : 2015.4.15
원문링크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4142120465&code=960202
원문요약 : 한윤정 선임기자
재개발 철거지역에서 나온 문짝, 화장대, 의자, 우산, 밥상, 소주병, 연탄재…. 이 쓰레기들이 예술 작품으로 변신했다.

아트선재센터(서울 율곡로)에 마련된 멕시코 작가 아브라암 크루스비예가스(47)의 작품전 ‘자가해체 8: 신병(神病)’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재료가 우리 삶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멕시코시티 변두리에서 자란 그는 부모와 가난한 사람들이 온갖 폐기물을 주워다 집을 짓고 마을을 이루는 것을 보았다. 버려진 사물들이 원래 용도를 잃어버린 채 크기와 경도, 색깔, 질감에 따라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았다. 예술가가 된 그는 유년기의 마술 같은 경험을 작품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아트선재센터 2층에 전시된 설치작 ‘자가해체 8: 신병’.

 

그의 ‘자가해체(autodestruction)’ 작업은 2012년부터 로스앤젤레스, 멕시코시티, 파리, 런던 등을 오가며 진행됐다. 전시가 열리는 지역에서 수집한 오브제를 이용해 설치작업을 했으며, 이번 서울전이 8번째다. 한 존재가 다른 존재로 탈바꿈하기 위해 거치는 일종의 통과의례가 이뤄지는 공간이란 뜻에서 한국의 무속 용어인 ‘신병’을 덧붙였다.

이번 전시 준비를 위해 아트선재센터는 1년 전부터 목재 폐기물을 보관해 왔고, 배은아 객원큐레이터와 전시팀이 3개월 동안 서울 중계동·상도동·북아현동 등 재개발 지역을 돌면서 6t 분량의 쓰레기(오브제)를 수집해 작가에게 전달했다.작가는 도우미들과 함께 표면의 성질, 재사용 가능 여부, 전통의 존재 여부 등 3가지 기준에 따라 오브제를 분류하고, 전시장에 설치하기 시작했다. 중앙의 장대 끝에 달린 어망을 시작으로 나선형으로 퍼져나간 오브제들은 무작위로 늘어놓은 듯 보이지만, 미적 요소와 균형·조화가 들어 있다. 모양과 색깔, 크기, 형태 등을 고려해 정교하게 배치했기 때문이다. 어망 옆에 놓인 어항 속 물고기가 유일하게 살아 있는 생명체인데, 이는 작가가 전시 준비 중 청계천에서 우연히 발견한 멕시코 도롱뇽 아홀로틀이다. 유선형 몸체에 앞다리가 달려 변태가 중단된 상태처럼 보이는 이 물고기는 우주와 사물의 영속적인 변형, 변신의 의미를 담고 있다.

크루스비예가스는 2010년 미디어시티 서울, 2012년 광주비엔날레에 초청된 것을 계기로 한국에 알려졌으며, 2012년 양현미술상을 받았다. 이번 전시도 양현미술상 전시후원금으로 마련됐다. 10월에는 현대자동차가 후원하는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 터빈홀에서 신작을 선보일 계획이다. 7월26일까지. (02)733-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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