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2-10-04 13:22:19 조회수 : 629

나흘 앞으로 다가온 베네수엘라 대선…추격하는 다윗 對(대) 쫓기는 골리앗

 

기사등록 일시 [2012-10-04 13:10:48]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오는 7일 치르는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에서 4선 연임에 나서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과 엔리케 카프릴레스 야권 통합 후보의 선거전은 차베스의 일방적 우세인 '다윗과 골리앗' 싸움이었지만, 선거가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카프릴레스 후보의 막판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


카프릴레스는 14년 만에 차베스를 위협하는 주지사 출신 야권 후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평가했다. WSJ은 이번 대선이 차베스에게 1998년 집권 이후 처음으로 당선이 떼놓은 당상이 아닌 대선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뢰가 떨어지는 베네수엘라의 일부 여론조사 때문에 현지 여론조사 결과들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차베스가 10~20%포인트로 앞섰지만,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양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뢰도가 높은 현지 여론조사기관인 ‘콘솔토레스 21’이 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카플리레스가 48.9%로 차베스(45.%)를 앞섰다.


그러나 모든 여론조사에서 카플리레스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 차베스의 지지율도 높지만, 카플리레스가 이번 대선에서 차베스와 맞붙은 야권 주자로 최고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몇 년 간 야권 지도자로 입지를 다지게 될 것이다.


석유 매장량 세계 1,2위를 다투는 베네수엘라의 대선 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며 베네수엘라의 정정 불안이 국제유가가 상승시킬 것이라고 WSJ은 예상했다. 차베스가 근소한 차로 낙선하면 그 결과를 수용할지도 불확실하다. 야권은 투표소마다 투표 집계를 확인할 인원을 최소 2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WSJ는 차베스가 연임에 실패하면 중남미 정치 풍토도 바뀔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0년 간 차베스는 볼리비아, 에콰도르, 니카라과, 아르헨티나 등 반미 감정을 가진 좌파 지도자들의 지표였다. 카프릴레스는 차베스 재임 시 국유화 정책으로 심한 타격 입은 미국 및 다국적 기업과의 관계를 정상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의 지지율은 이 공약으로 상승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경제 문제에서 좌파로 돌아서 ‘포퓰리즘’으로 차베스를 공략하며 민심을 잡았다고 WSJ는 보도했다. 그는 차베스의 친서민 정책뿐 아니라 무료 급식부터 서민주택 공급 등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차베스는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카플리레스가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유지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지난 9월30일 한 TV 인터뷰에서 카플리레스가 자신의 실제 색깔을 숨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익이 좌익으로 위장했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콘솔토레스 21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중 44%가 카플리레스가 당선되면 사회복지 프로그램이 중단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카플리레스의 지지율이 오르는 상황에서도 차베스는 강경책과 회유책을 같이 추진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지난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업체인 페데베사가 차베스의 지시로 서민주택 보급 등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30억 달러를 지출했다. 그러나 차베스 정부는 대부분 TV 방송과 라디오 방송을 통제하고 있다.


WSJ는 카플리레스가 차베스를 악인으로 만들어 차베스를 동정하는 유권자를 끌어들이지 못했던 이전 야권 후보들과 달리 차베스의 지지자의 마음을 제대로 얻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카플리레스는 유세 중 빈민가가 있는 300여 마을을 방문했다. 그는 유세 연설에서 차베스의 친 서민정책이 옳은 일이지만, 차베스 정부는 체계적이지 못하고 부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차베스의 표밭에서 카프릴레스를 연예인처럼 환영하는 일이 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카플리레스가 이번 대선에 떨어져도 대권에 도전할 기회가 또 있을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2년 전 암에 걸린 차베스의 병세가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차베스의 건강은 베네수엘라에서 국가적 기밀이며 차베스가 임기 중 4년 안에 사망하면 베네수엘라는 헌법상 다시 대선을 치러야 한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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