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달러화 금융자산을 페소화로 바꾸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의 달러화 거래 규제 강화에 대한 반발을 의식해 자신이 모범을 보이겠다는 의미다.
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전날 "현재 달러화로 돼 있는 금융자산을 모두 페소화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유명 언론인 빅토르 우고 모랄레스가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서 "정부의 모든 공직자는 금융자산을 페소화해야 한다"고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가 달러화 거래 규제를 강화하자 아르헨티나 언론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관리들이 달러화 금융자산을 보유한 사실을 맹공격했다.
지난주에는 수석장관을 역임한 아니발 페르난데스 연방상원의원이 "애국심 때문에 달러화를 팔지는 않겠다"고 말해 중산층으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았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금융자산은 300만달러로 알려졌다. 자신의 소득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최근 들어 일반인의 달러화 거래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출국할 때 환전소에서 달러화를 사려면 목적지와 귀국 날짜는 물론 달러화를 살 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도 명확하게 밝히도록 했다. 부동산을 사거나 팔 때도 소득과 자금 출처 등을 상세하게 신고하도록 해 달러화 사용을 억제하고 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2007년 이래 국외로 빠져나간 달러화는 8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만 200억달러가 국외유출됐고, 올해 들어서도 1~4월 사이 25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아르헨티나는 미국을 제외하고 달러화가 시중에 가장 많이 유통되는 국가의 하나로 꼽힌다. 아르헨티나 국민의 1인당 달러화 보유액은 평균 1천300달러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6/08 01:3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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