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년 협정 재협상 공식 요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볼리비아가 칠레에 국경 문제를 둘러싼 협상을 요구했다. 남미의 내륙국으로서 태평양을 향한 출구를 확보하려는 열망을 반영한 것이다.
6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볼리비아 정부는 전날 끝난 미주기구(OAS) 연례총회에서 1904년 체결된 협정의 재협상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칠레와의 오랜 갈등을 해결하고 태평양 진출 열망을 이루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볼리비아는 페루와 연합군을 이뤄 1879~1883년 칠레와 태평양 전쟁을 벌였으나 대패했다. 이 전쟁의 패배로 볼리비아는 구리 광산을 포함한 영토와 400㎞에 달하는 태평양 연안을 상실했다. 페루는 3만5천㎢ 넓이의 태평양 해역 관할권을 칠레에 넘겼다.
볼리비아와 칠레 간에는 1904년 협정에 따라 현재의 국경선이 확정됐으나 이후에도 국경 문제를 놓고 갈등은 계속됐으며, 이 때문에 양국은 1978년 이래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다.
볼리비아는 해발 3천800여m 높이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수인 티티카카 호에 해군기지를 설치하고 함대 훈련을 하는 등 태평양 진출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OAS가 1979년 결의안을 통해 양국에 협상을 촉구한 사실을 들어 칠레를 압박하고 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러나 칠레 정부는 "1904년 협정으로 양국의 국경 문제는 끝난 것이며, 협정을 수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협상을 또다시 거부했다.
한편 칠레와 페루는 1952년과 1954년 해상 경계선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칠레는 이 조약으로 해상 국경선이 확정됐다고 주장했지만, 페루는 국경선이 아니라 어업권을 다룬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페루 정부는 전쟁으로 상실한 태평양 해역을 자국 영해로 표시한 지도를 2007년에 제작해 칠레와의 영유권 분쟁에 불을 댕겼고, 2008년에는 국제사법재판소에 칠레를 제소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6/07 02:0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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