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전형적인 포퓰리즘"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에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주요 기업 국유화 움직임은 국내 위기를 타개하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3일(현지시간) 국제문제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 정부의 국유화 조치는 국내 위기를 벗어나려는 국면전환용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1990년대 민영화된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의 주요 기업들이 국가의 통제를 받는 국영기업으로 속속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스페인의 다국적 석유기업 렙솔(Repsol)의 자회사인 YPF의 지분 51% 이상을 국유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렙솔은 현재 YPF의 지분 57%를 갖고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YPF의 지분 보유 비율을 연방정부 26.03%, 지방정부 24.99%, 아르헨티나 페테르센 그룹 25.46%, 렙솔 6.43%, 일반 주주 17.09%로 재편할 계획이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스페인 전력회사 REE 소유의 송전업체 TDE를 국유화하겠다고 선언했다. REE는 2002년 TDE의 지분 99.94%를 인수했다. 나머지 지분 0.06%는 TDE 근로자들이 갖고 있다.
신문은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 정부가 다국적 기업의 투자 부족과 '자원 주권' 회복을 국유화의 이유로 들고 있으나 실제로는 국내의 경제·사회적 위기를 벗어나려는 의도를 깔고 있다고 강조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만성적인 재정 적자와 부통령을 둘러싼 직권남용 의혹으로 고심하고 있다. 볼리비아에서는 보건 부문 근로자들의 반(反) 모랄레스 시위가 1개월 이상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 브라질 상파울루 시에 있는 파울리스타 대학의 구스타보 세그레 교수(국제관계학)는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는 명확한 원칙과 투명한 정책을 요구하는 세계로부터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 정부의 국제문제 보좌관을 지낸 세그레 교수는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의 국유화 조치를 전형적인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으로 규정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5/04 00:09 송고
출처: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2/05/04/0607000000AKR2012050400020009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