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1-06-02 09:18:32 조회수 : 667
당국 "지진 난민촌, 범죄 온상 전락"..3곳 강제철거

(포르토프랭스<아이티> AP=연합뉴스) 지난해 1월 아이티 대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수도 포르토프랭스 곳곳의 난민촌에서 생활해온 이재민들이 허리케인 시즌을 앞두고 거리로 나앉게 됐다.

   포르토프랭스 시내 델마 지역의 윌슨 주디 시장은 1일 시작되는 허리케인 시즌을 앞두고 지난주부터 이 일대 난민촌 최소 3곳을 강제 철거했다.

   주디 시장은 나무판자와 방수포로 만든 텐트들이 빽빽이 들어선 난민촌이 강도 및 성폭행 사건의 온상으로 전락했다며 경찰과 보안요원들에게 철거를 지시했다.

   주디 시장은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사람들에게 범죄 활동에 편리한 텐트를 설치하라고 공공 광장을 선물로 줄 수는 없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주 철거된 난민촌 2곳은 시내 광장 2곳에 조성돼 있었고 나머지 한 곳은 가톨릭계 학교 부지에 있었는데 각 난민촌마다 이재민 수백 가구가 거주해왔다.

   경찰 등은 지난주 이른 아침 난민촌에 들이닥쳐 텐트들과 방수포들을 잘라버리고 이재민들의 소유물을 거리로 내던졌다.

   쫓겨났던 이재민들은 불과 몇 시간만에 다시 난민촌 부지로 돌아와 시장이 더이상 자신들을 거리로 내몰지 않기를 바랐다.

   이재민 엘리즈 앙투안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처지를 비관했다.

   그러나 포르토프랭스 당국은 델마 지역의 축구장과 스포츠센터를 다시 운영할 수 있도록 이곳에 조성된 난민촌을 철거하고 이재민 250 가구를 퇴거시키는 등 난민촌 철거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티 정부와 유엔 등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대지진으로 인한 이재민은 150만명에 이르고 이 중 68만명 가량이 여전히 임시 피난처에서 생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열대성 폭풍이 예년보다 잦아, 모두 18차례 정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대형 허리케인도 3~6건 정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돼 이재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유지에 조성된 난민촌의 이재민들은 지진 직후부터 퇴거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델마 지역처럼 공공 장소에 조성된 난민촌에서 이재민들이 대거 내몰린 사례는 없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 국제개발처(USAID) 의뢰로 작성된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이재민 수십만명은 개방된 난민촌 텐트 생활을 꺼려 붕괴 위험이 높은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mong0716@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6/01 15:44 송고

Quick Menu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