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1-06-01 09:54:50 조회수 : 739

모랄레스 대통령(왼쪽)과 피녜라 대통령(EPA=연합뉴스,자료사진)

볼리비아 "미주기구서 다루자"..칠레 "국제문제화 안 돼"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남미의 내륙국 볼리비아가 태평양 출구 확보를 위한 외교전을 강화하면서 칠레와 볼리비아 간에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31일 외신들에 따르면 칠레 정부는 최근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자국의 태평양 진출 문제를 미주기구(OAS)에서 다루자는 주장을 제기하자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안드레스 알라만드 칠레 외무장관 대행은 전날 "모랄레스 대통령이 양국 간의 문제에 OAS를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면서 "볼리비아의 태평양 진출은 양국 간 협의사항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볼리비아 정부가 국제 제소를 추진하면 칠레도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해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가능성을 흘리는 볼리비아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6월 엘살바도르에서 개최되는 OAS 총회 기간 "칠레 정부가 역사적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칠레를 공개적으로 비난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OAS가 1979년 결의안을 통해 볼리비아의 태평양 진출 요구를 '대륙의 중대 사안'으로 규정하고 양국 간 협상을 촉구한 사실을 들어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이에 관해 구체적인 견해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녜라 대통령은 "볼리비아가 태평양 진출 문제를 국제 문제화하면 양국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볼리비아는 19세기 칠레와 벌인 태평양 전쟁에서 패해 내륙국으로 전락했다. 1879~1883년 칠레와 볼리비아-페루 연합군 간에 벌어진 이 전쟁은 아타카마 사막을 둘러싼 영토 분쟁이었으며, 당시 칠레는 볼리비아 리토랄 지역을 점령하고 페루 남부 지역을 침공했다. 1881년에는 칠레가 페루 수도 리마를 장악하기도 했다.

   이후 1883년 3국 사이에 평화협정이 체결돼 볼리비아는 400㎞에 달하는 태평양 연안을 상실했고 페루는 항구도시 아리카와 타크나를 칠레에 넘겨주었다.

   볼리비아와 칠레는 전쟁의 후유증으로 1962년 이래 서로 대사관을 두지 않고 있으며, 1975~1978년 사이 잠깐 대사관을 설치했다가 폐쇄했다.

   양국은 2006년 중도좌파 성향의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과 모랄레스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협상에 진전을 이루기도 했으나 칠레에서 지난해 3월 중도우파 성향의 피녜라 대통령이 취임한 뒤로는 답보 상태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5/31 22:3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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