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1-05-31 14:25:50 조회수 : 721
게이코 후지모리 의원 (EPA=연합뉴스)
'압제자' 알베르토 후지모리 딸 게이코 "난 아버지가 아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 내달 5일 페루에서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게이코 후지모리 의원이 자신에게 드리워진 부친의 암영(暗影)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게이코 후지모리의 아버지는 2000년 반대파 학살과 인권침해, 횡령 등의 의혹을 받다 의회에 팩스를 보내는 것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

   일본계 이민 2세인 알베르토 후지모리는 2000년 브루나이에서 열린 아.태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석했다 본국의 사법처리에 겁을 먹고 페루대신 일본으로 도주했으며 이후 본국으로 강제송환돼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는 옛 지지자들로부터 반군을 퇴치하고 인플레이션을 잡는 등 페루 경제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집권시절 저지른 온갖 악행으로 대중 사이에선 이미지가 바닥에 떨어졌다.

   딸인 게이코 후지모리 의원은 아버지 집권시절 부모가 갈라선 탓에 젊은 나이에 퍼스트 레이디에 오르면서 독재 권력에 협력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해 왔다.

   특히 아버지의 과오가 그대로 딸에게도 덧씌워지면서 대선후보 자질론을 들고나온 게이코 반대세력에 공격 호재가 돼 왔다.

   게이코 후지모리 의원은 29일 열린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이같은 비난을 정면 반박했으며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악수하는 페루 대선 후보들
(AP=연합뉴스) 다음달 5일 페루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를 앞둔 오얀타 우말라 후보(오른쪽)와 후지모리 게이코 후보가 29일(현지 시각) 수도 리마에서 열린 대선 후보 토론회가 끝난 후 악수하고 있다.

  그는 "나는 대선 후보지 알베르토 후지모리가 아니다. 당신이 나와 토론하기를 원한다면 내 생각에 대해 얘기해라. 당신이 알베르토 후지모리와 논쟁하고 싶다면 그가 갇혀 있는 디로에스 교도소로 가면 된다"고 주장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앞서 게이코 후지모리 의원은 지난달 예선투표가 끝난 뒤 아버지 집권시절을 '독재'라고 규정하면서 당시 범죄행위에 대해 대신 사죄한 바 있다.

   자신이 대통령에 오르더라도 아버지에 대한 직권 사면은 없을 것이라면서 아버지와 거리두기를 본격화하기도 했다.

   한편 토론회에서는 게이코와 경쟁후보로 나선 좌파진영의 오얀타 우말라가 상대방의 공약과 과거 행적을 파고 들면서 뜨거운 논쟁을 벌여 막판 대선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게이코 후지모리는 우말라가 예선투표 때와 달리 결선투표를 앞두고 좌편향적 공약을 잇따라 중도주의 방향으로 수정한 것에 "이렇게 왔다갔다 하는 모습은 (정국) 불안정만 만들어 낼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우말라도 이에 질세라 "2000년 (알베르토) 후지모리가 권좌에 있었을 때, 의원(게이코)은 퍼스트 레이디였고, 그(알베르토)는 경제를 불황에 빠뜨리고 페루 국민의 54%를 빈곤에 처하게 했다. 그(알베르토)는 2만3천명의 기업인과 농민을 파산으로 내몰았다"며 거센 톤으로 후지모리 부녀의 과거를 비난했다.

   게이코는 최근 실시된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우말라를 1∼3%포인트 차이로 앞서면서 결선투표에 앞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eddi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5/31 04:02 송고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1/05/31/0607000000AKR20110531003100087.HTML

Quick Menu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