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혁명을 이끈 7인의 영웅들
역사를 혁신하는 혁명의 신화를 고이 간직한 나라, 멕시코. 멕시코 혁명은 멕시코의 오랜 과거인 인디오 시대와 부왕령(식민지) 시대의 무게가 미래를 향해 돌진하던 자유주의를 계승하고, 포르피리오 시대의 압박을 정정하는 거대한 역사적 재편 과정이었다. 5년만 지나면 혁명은 100주년을 맞이하지만 지금도 혁명 정신은 멕시코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며, 멕시코 사람들과 함께 살아 숨쉬고 있다. 그들에게 이들 7인의 영웅은 아버지요, 장군이요, 희망이었다.
시코 혁명은 프랑스 혁명이나 러시아 혁명에 비해서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우리에게는 새롭게 조명되는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혁명의 역사를 포괄하는 종합적인 서술방식에서 벗어나 멕시코 혁명을 대표하는 일곱 영웅들의 개인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는 멕시코 혁명이 무엇보다 개인을 중심으로 조직되었기 때문이다. 프란시스코 마데로, 에밀리아노 사파타, 프란시스코 비야, 베누스티아노 카란사, 알바로 오브레곤, 플루타르코 엘리아스 카예스, 라사로 카르데나스. 이들 7인의 구체적인 일생을 알지 못한다면 멕시코 혁명 전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혁명은 멕시코의 “해방”을 부르짖은 세 명의 혁명 카우디요(강력한 지도자)로부터 출발한다. “민주주의의 사도” 마데로는 산루이스 강령을 가지고 멕시코를 독재에서 해방시키려고 했다. “남부의 카우디요” 사파타는 아얄라 강령을 가지고 빼앗긴 땅을 농민들에게 돌려주려고 했다. “북부의 켄타우로스” 비야는 특정한 강령에 얽매이지 않은 맹목적인 세력이었지만, “정의”에 대해서는 저돌적이고, 적어도 피를 흘리면서 집착하기도 했다. 그런 다음 혁명의 물살을 타는 데 성공한 “우두머리들”의 시간이 도래했다. 카란사는 민간 대통령이 이끄는 문명화된 멕시코를 원했다. 이와는 달리 오브레곤은 군사적 정부 아래 문명화된 멕시코를 꿈꾸었다. 이들의 통치 결과 국가주의자인 두 명의 장군이 권력을 승계한다. 플루타르코 엘리아스 카예스는 엄격한 초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멕시코의 “최고 지도자”가 되었다. 라사로 카르데나스는 혁명이 낳은 젊은 장군 중의 하나로 그의 재임 기간이 끝나가던 1940년에 멕시코는 국가로서의 명확한 틀을 세우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엔리케 크라우세는 1980년대 후반에 “형용사 없는 민주주의”라는 말을 멕시코 지성계에 유포시켜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는 좌파적 색채가 강한 멕시코 지식인 사회에 보기 드문 자유주의 지식인이다. 멕시코 사회에서 자유주의는 마이너리티이다. 이런 마이너리티 정신이 그를 세심한 관찰자로, 뛰어난 분석가로 만들어주었다. 그는 멕시코에서 익숙한 관행이나 사고를 해부하고, 그것의 정신병적 기원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