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똘로메 데 라스 까사스 신부는 1474년 에스빠냐(스페인)의 세비야에서 태어나 28세에 오늘날의 아메리카대륙으로 건너간 뒤 아메리카대륙에서 최초로 신부 서임을 받았다. 정복자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잔혹한 현실을 고발하고자 그는 본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모든 권리를 포기한다는 선언과 함께 왕에게 이를 고칠 것을 호소하였다. “인디오들의 보호자”라고 불렸던 그는 원주민들에게 인간적인 삶을 되돌려주고자 노력한 인류의 양심이었다.
책머리에
본 번역서에 대한 간략한 안내
바로똘로메 데 라스 까사스 신부의 간략한 연보
바르똘로메 데 라스 까사스 혹은 까사우스 주교의 서문
인디아스(Indias) 발견
에스빠뇰라(Española) 섬에 대해
에스빠뇰라 섬에 있었던 왕국들에 대해
산 후안(San Juan)과 하마이까(Jamaica) 두 섬에 대해
꾸바(Cuba) 섬에 대해
육지(Tierra Firme)에 대해
니까라구아(Nicaragua) 지방에 대해
누에바 에스빠냐(Nueva España)에 대해
구에띠말라(Guatimala) 지방과 왕국에 대해
누에바 에스빠냐와 빠누꼬(Pánuco) 그리고 할리스꼬(Jalisco)에 대해
유까딴(Yucatán) 왕국에 대해
산따 마르따(Santa Marta) 지방에 대해
까르따헤나(Cartagena) 지방에 대해
진주의 해안과 빠리아(Paria) 해안과 뜨리니닫(Trinidad) 섬에 대해
유아빠리(Yuyapari)강에 대해
베네쑤엘라(Venezuela) 왕국에 대해
플로리다(Florida)라고 불리는 부분의 육지 지방들에 대해
쁠라따(Plata)강에 대해
뻬루(Perú)의 커다란 왕국들과 지방들에 대해
누에보 그라나다(Nuevo Granada) 왕국에 대해
오늘날 중남미와 관련한 모든 논쟁의 시발점이 된 이 책은, 인류의 양심이자 인디오들의 보호자인 바르똘로메 데 라스 까사스 신부의 아메리카 인디오들을 위한 양심선언으로, 역사상 이보다 더 잔인한 내용을 담은 양심보고서는 없었다.
바로똘로메 데 라스 까사스 신부의 『인디아스 파괴에 관한 간략한 보고서』는 16세기 에스빠냐인들에 의한 인디아스 정복 당시의 기록물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이다. 다시 말해 이 작품은 보고서나 항해일지, 연대기, 역사서, 편지, 개인의 사적 기록 등 다양한 형태의 당시의 모든 기록들 가운데 아마도 원주민들의 입장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글일 것이다. 따라서 이 글은 출판되자마자 당시 유럽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이미 16세기 당시에 정복자들의 입장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그 예로 가장 많이 인용한 것이기도 하다. 물론 이 또한 당사자들의 정치적․경제적 입장에 따라 달리 이용되기도 하였지만 말이다.
라스 까사스 신부가 이 책에서 고발하고 있는 16세기의 끔찍한 일들은 불행하게도 그 시대에서 끝나지 않고 이후의 역사에서도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종교를 이유로 정의를 핑계로 강대국은 약소국을 침략하여 무자비한 짓을 저지르곤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고 오히려 큰소리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저지른 만행과 중국의 티베트 점령과 미국이 걸프전과 이라크 침공에서 저지른 학살이 라스 까사스 신부가 고발하고 있는 것들과 같은 맥락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의 대다수는 이러한 사실에 침묵하고 있다. 지금의 나와 상관없다고 또는 내가 소속된 사회와는 관련이 없다며 우리는 모르는 척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극복이 없다면 그러한 현실이 지금 나에게 혹은 우리에게 닥칠지도 모른다는 역사에 대한 두려움을 잃어버린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