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임두빈 작성일 : 2013-11-21 10:07:30 조회수 : 1,804
국가 : 칠레 언어 : 한국어
출처 : 한국경제신문
발행일 : 2013.11.21
원문링크 : http://media.daum.net/foreign/newsview?newsid=20131121034105722



 

이민 쉽고 좋은 일자리 많아져

美대신 신흥국으로 이주 급증

한국경제 [ 유창재 기자 ]

남미 콜롬비아 출신의 이민 노동자인 마르코 안토니오 세르나(43)는 콜롬비아에 남은 그의 아내와 17세 딸에게 매달 500달러씩 꼬박꼬박 송금한다. 10년 전이라면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미국으로 날아온 전형적인 이민 노동자를 떠올렸겠지만 세르나는 미국이 아닌 이웃 나라 칠레의 한 카지노에서 일하고 있다.
 

'기회의 땅' 미국에서 부지런히 돈을 벌어 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던 이민 노동자의 전형적인 패턴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이나 서구 유럽 대신 칠레, 브라질, 말레이시아 등 신흥국에서 기회를 찾는 이민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 본국에서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 이민 절차도 간편하고, 무엇보다 좋은 일자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송금 전문업체인 웨스턴유니온에 따르면 10년 전에는 회사 매출의 절반이 미국에서 나왔지만 지난해는 그 비중이 30%로 줄어들었다.

예를 들어 콜롬비아와 페루 노동자들은 서비스업이 성장하고 있는 칠레로 몰려들고 있다. 2014년 월드컵을 앞둔 브라질의 인프라 확충 공사나 파나마의 운하 확장 공사에 참여하기도 한다. 방글라데시,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의 이민 노동자들은 전자산업이 부흥하고 있는 말레이시아로 모인다고 WSJ는 전했다.

이런 사례가 늘면서 과거에는 주로 노동력을 수출하고 송금받던 나라들이 이제는 노동력을 수입하고 송금을 해주는 나라로 바뀐 경우도 많다. 웨스턴유니온에 따르면 10년 전 칠레의 송금 중 70%가 해외에서 들어오는 돈이었지만 이제는 나가는 돈이 60%로 더 많아졌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10년 전에는 송금액의 3분의 2가 미국 등 해외에서 들어오는 돈이었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국내 이주 노동자들이 본국에 보내는 돈이 더 많아졌다.

심지어 주로 해외 노동자를 받아들였던 유럽 선진국들이 신흥국으로 노동력을 수출하기도 한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 포르투갈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포르투갈의 기술자들은 과거 식민지였지만 지금은 주요 산유국으로 부상한 앙골라나 성장 속도에 비해 숙련된 기술 인력이 부족한 브라질 등으로 이민한 뒤 돈을 벌어 본국에 송금하고 있다.

한편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이민자 송금은 지난해 5180억달러로 2011년에 비해 3% 늘어났다. 올해는 5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흥국에 대한 해외 원조액의 3배에 달한다. 많은 신흥국이 외자 유치를 위해 외국인직접투자(FDI)보다 이민자 송금에 더 의존하고 있을 정도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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