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과 감청 파문으로 불편했던 미국과 브라질 관계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통해 원상 회복됐다.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더이상 브라질이나 다른 우방에 대한 감시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확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브라질을 ‘글로벌 파워’로, 호세프 대통령을 ‘믿을 수 있는 동반자’로 치켜세우며 복원된 관계를 과시했다. 

당초 호세프 대통령은 2013년 10월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NSA(국가안보국)가 자신의 이메일과 전화통화 기록을 훔쳐본 사실이 드러나자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또 미국이 브라질 국영 에너지회사인 페트로브라스의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감시해온 사실이 드러나며 양국 관계는 악화 일로로 치달았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조 바이든 부통령을 수차례 브라질에 보내 관계 개선을 타진하고 미국 방문을 요청해 호세프 대통령의 방미가 성사됐다.

 이번 호세프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브라질 정상으로서는 20년만이다. 

이날 양국은 오는 2030년까지 비수력 재생에너지원에서 가정용 전기의 20%를 생산하기로 합의하는 등 기후변화 문제에 공동 대처키로 합의했다. 양국 간 냉장 쇠고기 거래를 즉시 개시하고 양국 국민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내용에도 의견을 모았다. 호세프 대통령은 실리콘밸리도 방문해 페이스북과 구글, 애플 등의 경영진과 만날 방침이다.

[정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