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임두빈 작성일 : 2012-04-17 23:24:36 조회수 : 754

아르헨티나가 자국 내 최대 원유ㆍ가스회사인 YPF 국유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YPF 최대주주인 스페인 렙솔(Repsol)은 "황당한 일"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매일경제 2012.04.17   



YPF 국유화 조치와 관련해 스페인은 아르헨티나와 외교관계 단절까지 시사하고 나서 양국 간 마찰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16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TV 생방송을 통해 "YPF 지분 51%를 국유화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의회에 상정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렙솔의 YPF 지분 57% 중 51%를 국유화할 방침이다. 따라서 국유화가 현실화되면 렙솔 측 지분은 6%만 남게 된다. 스페인 반발을 의식한 듯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YPF 국유화는 국익을 위한 것"이라며 "어떤 위협, 비난이나 불손한 언행에도 대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YPF를 강제 수용하려면 의회 의원 3분의 2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비상조치를 발동해 곧바로 YPF를 국가관리하에 둘 수 있도록 했다. 이 조치가 발표된 직후 YPF는 렙솔 측 스페인 경영진의 본사 출입을 원천 봉쇄하고 스페인 임직원들 개인 물품을 상자에 담아 봉인하는 조치를 취했다.

아르헨티나가 스페인, 유럽연합(EU)의 비판을 무릅쓰면서도 이런 강경조치를 내놓은 배경에는 렙솔에 대한 불만이 자리 잡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17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에서 원유ㆍ가스를 수입했는데 이를 YPF 경영진 탓으로 돌리고 있다. YPF가 적절한 투자를 하지 않아 경제성장 속도에 맞는 원유ㆍ가스 생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페르난데스 정부는 그동안 "렙솔 등 다국적기업들이 유전 개발ㆍ고용 창출에 과감한 투자를 하지 않으면 퇴출시키겠다"고 위협해 왔다. 페르난데스 정부는 "렙솔이 YPF 단물만 빼먹고 껍데기만 남겼다"며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아르헨티나가 지난해 에너지 수입을 위해 98억달러를 낭비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스페인 정부는 외교관계 단절까지 시사하고 나선 상태다. YPF 최대주주이자 경영권을 쥐고 있는 렙솔이 스페인 기업이기 때문이다. YPF가 강제로 국유화되면 렙솔은 헐값에 지분을 뺐기고 축출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렙솔 측은 "아르헨티나 정부 조치는 불법적이고 차별적인 조치"라며 "가능한 한 모든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에너지 수입이 늘어난 것은 에너지 판매 가격을 국제 시세보다 크게 낮춰 가격을 왜곡시킨 페르난데스 정부의 에너지 정책 실패 때문"이라는 것이 렙솔 측 진단이다. 스페인 정부도 YPF에 대한 정부 개입을 스페인 정부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한편 아르헨티나가 "국제 사회 왕따가 될 것"이라며 페르난데스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남미 방문길에 오른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18일 남미국가 정상들과 회동해 아르헨티나의 YPF 국유화 조치에 대한 외교적 해결을 촉구할 방침이다.

YPF는 카를로스 메넴 전 대통령 정부(1989~1999년) 때인 1993년 민영화된 뒤 1999년 렙솔에 인수됐다.국유화 조치 발표 후 부에노스아이레스 증시에서 YPF 주가는 2.4% 하락한 뒤 곧바로 거래가 정지됐다. YPF 시가총액은 105억달러(약 12조원)에 달한다.

[박봉권 기자]
원문바로가기: http://news.mk.co.kr/v3/view.php?sc=30000001&cm=%ED%97%A4%EB%93%9C%EB%9D%BC%EC%9D%B8&year=2012&no=235212&relatedcode=&sID=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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