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2-01-09 14:02:19 조회수 : 694

칠레 '피노체트 독재 지우기' 시도 좌절

 

"보수우파 대통령, 정치적 위기 자초"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칠레 보수우파 정부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독재정권(1973~1990년)에 대한 재평가 시도가 국내외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좌절됐다.

 

칠레 정부는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피노체트 집권 시기를 표현하는 용어를 '군사독재'에서 '군사정권'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학교수와 작가를 포함한 지식인 사회와 중도좌파 야당, 인권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했으며, 외국 언론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논란이 가열되자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은 지난 5일 아랄드 바예르 교육장관 등 각료들과 긴급회의를 하고 용어를 변경하지 않기로 했다고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예르 장관은 "군사독재 용어 문제로 논란과 논쟁을 가져올 의도는 없었다"면서 조만간 열리는 국립교육협의회에서 구체적인 방침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지난해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학생시위에 이어 이번에는 군사독재를 두둔한다는 비판에 직면해 정치적 위기를 자초했다는 평가다.

피녜라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집회와 시위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피노체트 독재정권 당시의 포고령을 부활해 정치권과 학생들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샀고, 이는 지지율 추락의 원인이 됐다.

피녜라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말 여론조사에서 23%로 나와 피노체트가 물러나고 1990년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래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피노체트는 1973년 9월11일 쿠데타를 일으켜 칠레의 첫 사회주의 정권인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 정부(1970~1973년)를 무너뜨리고 집권했다.

피노체트 집권 17년간 인권탄압 피해자는 4만여 명에 달하고 사망·실종된 인사는 3천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후 피노체트에 대해 인권탄압과 부정축재 등 혐의로 고소·고발이 잇따랐으나 2006년 12월10일 그가 91세를 일기로 사망하는 바람에 처벌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1/08 04:41 송고

 

 

출처: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2/01/08/0607000000AKR201201080018000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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