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1-06-02 09:19:15 조회수 : 666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스페인 법원이 1989년 엘살바도르 내전 당시 예수회 성직자 6명을 살해한 혐의로 당시 엘살바도르 군 지도자 20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1일 보도했다.

   스페인 법원은 이날 77쪽 분량의 문서에서 "영장에 적시된 군 지도자 20명이 자신의 전략과 이념을 강요하기 위해 민간인에게 가장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체포대상이 된 군 지도자는 당시 국방장관인 라파엘 움베르토 라리오스와 후안 오를란도 제페다 국방차관, 레네 에밀리오 폰세 합참의장, 이노센테 오를란도 몬타노 공안부 차관, 길레르모 베나비데스 대령 등이다.

   이들은 좌익 반군과 우익 정부 사이에서 벌어진 내전(1980~1992년)이 한창이던 1989년, 정부군을 투입해 내전 중재에 나섰던 이그나시오 에야쿠리아 센트럴 아메리카 대학 학장과 예수회 성직자 5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살해된 성직자 6명 중 5명은 스페인 출신이다.

   당시 군경 지도부는 성직자들이 좌익 게릴라 세력과 결탁했다고 의심하고 있었다.

   이 같은 만행이 알려진 뒤 국제사회에서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엘살바도르 법원은 9명을 기소했다.

   그러나 군인들에게 살해 명령을 직접 내린 베나비데스 대령 등 장교 2명에게만 유죄가 선고됐다.

   이들 장교 2명은 내전이 종식된 지 1년 만인 1993년 15개월만 복역하고 사면으로 풀려났다.

   자국 법원에서 1차적인 처벌을 받은 이들 역시 스페인에서 발부된 체포영장에 이름을 올렸다.

   스페인의 벨라스코 판사는 "이들에 대한 판결은 엉터리였다"고 지적했다.

   엘살바도르 내전은 좌우익 세력의 평화협정 체결로 마무리됐고 좌파 세력은 제도정치권으로 진입했다.

   이후 선거에서 패배를 거듭해 온 좌파세력은 지난 2009년 3월 대선에서 TV 앵커 출신의 마우리시오 푸네스를 후보로 내세워 정권을 잡는 데 성공했다.

   화해정책을 시작한 푸네스 대통령은 그해 11월 내전 중에 피살된 예수회 성직자 6명에 대해 피살 20년 만에 최고훈장을 추서하며 내전 당시 자행된 잔혹 행위들에 대해 사과했다.

   jsa@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6/01 16: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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