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광물·전력까지 투자 확산…브라질, 균형외교 시도하며 지정학적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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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중국이 브라질을 최대 해외 투자처로 삼고 연간 9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투입하며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을 둘러싼 미국과의 자원·산업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브라질-중국 비즈니스 위원회(CBBC)가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작년 중국이 브라질에 61억달러(약 8조9천억원)를 투자해 전년 대비 투자액이 45%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브라질 전체 외국인 투자 증가율(4.8%)과 중국의 해외 투자 증가율(1.3%)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브라질은 중국의 전체 해외 투자 가운데 10.9%를 흡수해 미국(6.8%)을 제치고 최대 투자처로 올라섰다.
투자 분야도 과거 원자재 중심에서 제조업과 신산업으로 빠르게 다변화되는 추세다. 특히 광업 투자액은 17억6천만달러(약 2조5천억원)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고, 금·니켈·구리 등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이 잇따랐다.
전력 부문 역시 태양광·풍력·수력 프로젝트 27건에 총 17억9천만달러(약 2조6천억원)가 투입되며 전통적인 투자 중심지 지위를 유지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현지 진출도 눈에 띈다. 비야디(BYD)와 창청자동차(GWM)는 포드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철수한 공장을 인수해 생산을 시작했으며, 지리자동차는 르노 브라질 법인 지분 26.4%를 확보하고 현지 생산 및 연구개발(R&D) 확대에 나섰다.
BYD는 2025년 브라질 전기차 시장에서 72%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친환경·지속가능 프로젝트도 급증해 전체 투자 가운데 60%를 차지했으며, 음식배달·모빌리티 등 서비스 분야에서도 중국 플랫폼 기업들의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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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은 지난해 브라질 26개 주 가운데 20개 주에 걸쳐 사업을 펼치며 역대 최대 수준의 지역 확산을 기록했다.
중국의 브라질 투자 확대 배경에는 전략 자원 확보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브라질은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 흑연 매장량 세계 26.5%를 보유한 자원 강국으로, 전기차 배터리와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여기에 미·중 경쟁 속에서 브라질의 지정학적 가치도 부각되는 추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광물 협력 확대를 논의하는 등 미국 역시 브라질을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핵심 파트너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은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브라질 광산 투자에 나서는 등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방미 중 핵심 광물과 데이터센터 등 분야에 대한 미국 투자 유치를 강조하며 "미국이 브라질에 다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히는 등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그는 국제 입찰 사업에 미국 기업 참여가 저조한 반면 중국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브라질은 중국 국민을 상대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국과의 협력 강화의 메시지를 발신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외교부는 오는 11일부터 일반 여권을 소지한 중국 국민이 단기 비자 없이 브라질에 입국할 수 있으며 최대 30일 체류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