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과테말라 일간지 프렌사리브레와 방송 TV아스테카에 따르면 과테말라 최고선거법원(TSE)은 정당 '풀뿌리운동'에 법인 자격 중단 효력을 일시 정지한다는 결정을 이날 정당 측에 통보했다. 풀뿌리운동은 최든 대선에서 승리한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대통령 당선인의 소속 정당이다. 이 결정은 전날 밤늦게 나왔다.

최고선거법원은 "10월 31일까지는 법에 규정된 공식 선거 기간"이라며 "이 기간에 정당 활동을 중단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이는 최고선거법원 하위 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가 제7형사법원의 처분에 근거해 풀뿌리운동 법인 자격 중단 조처를 내린 지 엿새 만에 이를 다시 뒤집은 것이다.

앞서 프레디 오레야나 7형사법원 판사는 풀뿌리운동 당원 5천여명의 부정 등록 의혹을 살피는 라파엘 쿠루치체 특별검사의 청구에 따라 정당 법인격 효력을 중지하라고 명령했다.

오레야나 판사와 쿠루치체 특검은 모두 과거 미국 정부로부터 '반민주화 인사'로 지적받은 인물이다.

아레발로 소속 정당을 둘러싼 기관 간 '힘겨루기'는 6월 25일 대선 1차 투표와 8월 20일 결선 투표로 이어지는 동안 지속해서 목격돼 왔다.

쿠루치체 특별검사실의 최고선거법원 사무실 압수수색과 최고선거법원의 1차 대선 투표 결과 확정, 제7형사법원의 풀뿌리운동 법인 자격 중단 처분, 헌법재판소의 긴급 구제(암파로)에 따른 풀뿌리운동 법인 자격 일시 회복 등 대선판을 어지럽게 하는 결정들이 이어져왔던 것이다.

그 사이 정치권에서 비방에 가까운 성명전으로 '여론전'을 벌이며 논란을 가중하기도 했다.

거듭되는 혼란 속에 아레발로 당선인은 지난 1일 "나의 집권을 막기 위해 일부 국가기관 내에서 쿠데타가 진행되고 있다"고 작심 비판하기도 했다.

기득권 부패와 뿌리 깊은 빈곤 등 과테말라의 고질적인 문제를 척결하자는 일성을 내걸고 대선에서 승리한 아레발로 당선인은 당분간 유사한 위기를 맞닥뜨릴 것으로 보인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여소야대 구도가 만들어진 상황을 고려하면 취임 이후에도 한동안 정국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