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아' 덕에 인플레 시름 잠시 잊고…'열광'의 아르헨티나
작성자 : 라키스 |
작성일 : 2022-12-20 10:51:24 |
조회수 : 509 |
국가 : 아르헨티나 | 언어 : 한국어 | 자료 : 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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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만에 이뤄낸
월드컵 우승에 아르헨티나 전역이 환희와 감격에 휩싸였다. 시민들은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정치적 혼란 같은
찌든 일상을 잠시 잊고 기쁨을 만끽했다. 18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를 승부차기 끝에 4:2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아르헨티나 도시 곳곳에서
시민들이 모여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 올라왔다. 경기가 끝난 뒤 부에노스아이레스 오벨리스크 광장엔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아르헨티나를 상징하는 흰색과 하늘색 옷을 차려입은 시민들이 끝도 없이 쏟아져 나왔다.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마라도나의 대형 현수막이 펼쳐졌고, 몇몇 시민들은 높이 솟은 첨탑 위로 올라가 아르헨티나
국기를 흔들었다.
도시 곳곳마다 거리엔 환호성과 자동차 경적, 라틴 음악인 쿰비아, 확성기 소리가 가득 찼고 일부 시민들은 페인트통과 깡통을 뒤집어 즉석 연주판을 벌이기도 했다고 18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은 전했다.
경기를 지켜본 많은 시민은 감격과 기쁨으로 눈물을 흘렸다. 후안 파블로
아글레시아스(48)는 가디언에 "이건 내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장전에 이어 승부차기까지 가면서 마지막까지 승부를 확신할 수 없던 경기였기에 수많은 축구 팬들은 마음을
졸였다. 한 술집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일부 축구 팬들은 승부차기가 이어지는 동안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바닥에 대고 기도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한 시민은 "나는
잠깐 심장이 멈춘 것 같았다"면서 "마지막까지
피 말리는 승부였다"고 말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트위터로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경기를 시청했음을
알리며, 아르헨티나에 승리를 가져다준 대표팀에 감사를 전했다. 그는
리오넬 메시가 월드컵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영상도 리트윗했다.
메시는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는 이번 경기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승리로 이끌면서 '메시아'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메시는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골든볼도 품에 안았다.
메시가 이끈 이번 우승은 아르헨티나가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많은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은 올해 50%에서 시작해 약 100%로 마감할 태세다. 중남미경제연구재단(FIEL)은 연말 기준 연간 물가 상승률을 112.5%로 예측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75%까지
올린 상태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시민들의 구매력은 떨어지고 극심한 빈곤은 증가하고 있다. 대도시에선
지난 몇 년 사이 노숙자와 쓰레기를 주워 생계를 꾸리는 사람들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시민들이 시장에
가는 대신 쓰던 물건을 거리로 가지고 나와 물물교환하는 일도 흔해지고 있다.
폴리티코는 "월드컵 우승이
빈곤층이 약 40%에 달하는 아르헨티나의 경제 상황에 가시적인 영향을 미치진 못하겠지만 국민들에게 희망과
자부심을 재발견하게 해줬다"고 의미를 짚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거리에 나온 축구 팬 기예르모 알베르토는 폴리티코에 "아마도 약간의 운이 따른다면 오늘의 승리는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정치적·경제적 혁신의 전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교롭게도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은 인플레이션이 100%를 넘었을
때와 일치했다는 기록이 있다. 아르헨티나가 처음으로 월드컵에서 우승했던 1978년 평균 인플레이션은 176%에 달했고, 두 번째 우승했던 1986년엔
11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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