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Information | 작성일 : 2015-07-08 12:20:05 | 조회수 : 1,790 |
국가 : 멕시코 | 언어 : 한국어 | |
발행일 : 2015.07.08 | ||
라틴아메리카의 물류경쟁의 막이 올랐다.
우리나라에서 유행을 타는 경향을 부정적으로 언급할 때 냄비근성이라고 한다. 사실 얼마 전에 우후준순처럼 생기던 음식점, PC방들이 현재는 게 눈 감추듯 없어진 것을 보면 꼭 틀린 말이라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일이 라틴아메리카에서 일어나고 있다. 점포 하나가 아니라 대형 인프라 공사가 경쟁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이 인프라 공사는 물류의 거점 혹은 새로운 물류 루트를 만들려 한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먼저 라틴아메리카 물류의 전통적인 거점인 파나마 운하의 확장공사가 2016년 초에 끝날 것으로 보인다. 총사업비는 약 53억불 정도 투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나마운하를 통한 주요 통행루트는 미국 동부해안↔동아시아(35%)로서 미국에서 아시아로 주로 이동하는 상품은 옥수수, 콩, 밀 등이며,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이동하는 상품은 철, 정유 부산물 등이다.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산업화 혹은 수출 위주의 경제 개혁이후 생필품, 식료품 등을 수입하고 있어 무엇보다 미국에서 파나마 운하를 통해 라틴아메리카로 이동하는 상품이 옥수수, 콩, 밀이란 말은 어떤 면으로 젓줄 혹은 생명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2014년 12월 니카라과에 신 운하 건설공사가 추진되었다. 시공을 맡은 업체는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신웨이공사의 왕징 회장이 소유한 홍콩니카라과운하개발(HKND)이다. HKND는 건설권과 함께 100년 운영권도 확보했다. 공사비는 500억 달러로 추정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많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다. 공사비만으로 비교해도 파나마 운하 확장 공사의 10배이며 시공사도 중국계이고 투자자본도 중국계 자본이라는 특징이 있다. 니카라과 신 운하 공사는 그 자체로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으나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가 어떻게 추진될 지를 미리 보여주는 면이 있다. 쉽게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통해 투자가 되지만 그 중심에 중국계 자본이 있고 시공하는 업체도 중국계 업체가 될 것이며 공사가 끝난 후 독점적 사용권을 중국이 차지할 것이란 것, 중국의, 중국에 의한 중국을 위한 프로젝트가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니카라과 운하는 길이 77km, 깊이 21m인 파나마 운하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의 총중량이 25만 톤에 달한다. 최대 7만9000 톤의 선박이 오가는 파마나 운하에 비해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여기에 마지막 주자가 나타났다. 새로운 운하의 후보로 항상 언급되던 지역이 있다. 북미와 남미의 경계선이라 할 수 있는 멕시코의 떼완떼뻭Tehuantepec 지협地峽이다. 직선거리로만 보면 가장 짧은 곳으로 공사의 경제성만으로 본다면 가장 높은 곳으로 어쩌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중국이 니카라과에 새로운 운하를 만들기로 결정한 것이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의도 때문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미국과 가까우면서 전통적으로 미국계 자본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멕시코는 그리 매력적인 곳은 아니었을 것이다. 트랜스이시무스 프로젝트(Transisthmus Project)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멕시코 만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대규모 인프라 건설 사업이다.
사각형으로 표시된 지역이 떼완떼뻭 지협이다.
3단계에 걸쳐 이루어질 이 프로젝트는 꽈아싸꼬알꼬스(Coatzacoalcos)와 살리나스 끄루쓰(Salina Cruz) 확장공사와 공항 건설 그리고 두 지역을 연결하는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사업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기본 공사에만 3억불정도 투자될 것으로 보이고 3단계에 걸쳐 프로젝트가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속철도의 경우 베라꾸르스 항구와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공사 일정을 확정하기는 쉽지 않은데 그 이유 중 하는 이 공사가 공적 자금(public funds)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구성된 공업단지 또한 확장 및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단지의 구성이나 건설은 민간 투자로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현재 멕시코의 경제 상황이 대규모 건설 사업을 추진할 정도로 안정적이지 못하고 정치적인 불안전성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미 PEMEX는트랜스이시무스 프로젝트 라인을 따라 송유관을 건설하기 위해 20억 달러를 투자했다. 또한 이쓰떼뻭Ixtepec의 군 공항의 확장공사도 시작했는데 이를 통해 미국계 자본이 투자될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 중국 또한 이스무스에 제철소 건설할 것으로 보인다. 1억 2천억 불이 투자될 것으로 보이며 매년 300만 톤의 철광석을 생산할 정도의 규모이다.
앞으로 더 많은 뉴스와 공식적인 발표가 있어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2020년 안에 라틴아메리카에 3개의 운하가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물동량의 변화가 어떻게 될 것인지 어느 국가의 어떤 물류가 어떤 루트로 이동할 것인지가 지정학적인 영향력의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라틴아메리카의 물류 경쟁에서 과연 어느 세력이 살아남을 것인지, 미국과 중국의 경쟁만이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연합세력이 주체적으로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최명호(중남미지역원 연구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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