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 작성일 : 2023-04-13 11:55:30 | 조회수 : 996 |
국가 : 온두라스 | 언어 : 한국어 | |
원문링크 : https://www.emerics.org:446/issueDetail.es?brdctsNo=345375&mid=a10200000000&search;_option=&search;_keyword=&search;_year=&search;_month=&search;_tagkeyword=&systemcode=06&search;_region=&search;_area=¤tPage=1&pageCnt=10 | ||
출처 : EMERiCs 전문가오피니언 | ||
발행일 : 2023.04.11 | ||
전문가오피니언_이태혁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교수
1. 들어가며 2018년 10월 12일 온두라스 서북부에 위치한 두 번째 큰 도시, 산 페드로 술라(San Pedro Sula) 버스 정류장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1). 최초 160여명의 운집된 인원은 북상(northbound)하며 모두 7000명 이상이 멕시코 최남단 치아파스(Chiapas) 주의 따빠출라(Tapachula)에 들어서게 된다. 2019년에도 그리고 2020 새해 벽두에도 동일한 장소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북으로 향한다2). 그리고 이와 같은 현상은 2022년도 동일하게 발생하고 있다3). 이와 같이 온두라스에서 출발하며 미국을 향하는 대규모 집단 이주 이주자 행렬을 일명 카라반(Caravan)이라고 부른다4). 왜 온두라스 인가? 이와 같은 온두라스 ‘엑소더스(exodus)’의 동인(factor)은 무엇인가? 다시 말해 누가(무엇이) ‘모세(Moises)’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 왜 갑자기 이주자 행렬이 급증하게 되었는가? 온두라스 내부적 요인, 가령 마약 카르텔, 폭력, 부정부패, 그리고 경제적 빈곤 등의 추진요인(push factor)에 기인한 것인가?5) 아니면 미국 등의 사회경제적 삶의 윤택이라는 기제의 작동을 의미하는 흡입요인(pull factor)인가? 이상의 요소들은 작금의 급진적 대탈출을 설명하는 변수이기 보다는 상수다. 전술한 요소들은 이전에도 존재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글은 온두라스발 급진적 이주의 특성은 강제이주의 성격을 띠며, 이는 기후변화에 취약한 온두라스의 지리적 특성과 아울러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욱 가혹한 기후위기 특징이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 지구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기후불평등에 의해 추동된 기후강제이주인 것이다. 본고는 이와 같은 관점으로 첫째, 온두라스 기후의 ‘이중성’과 이에 노출된 주민들의 실태를 살펴본다. 그리고, 둘째, 이에 따른 온두라스의 반응, 가칭 온두라스발 기후강제이주 가능성과 강제송환으로 인한 한계를 조명한다. 그리고 끝으로 온두라스를 비롯한 글로벌 차원의 기후난민이라는 전지구적 과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며 마무리한다. 2. 기후의 이중성: 홍수와 가뭄 그리고 영향 온두라스는 지질학적으로 기후와 관련된 위기 요소(허리케인, 열대성폭우, 홍수, 가뭄, 산사태 등)에 노출된 국가이다6). 다시 말해 온두라스는 기후 취약국이다. 온두라스는 지형적으로 내륙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 지역으로 나눠지며, 태평양과 카리브 저지대 해안을 각각 접하고 있다7). 온두라스 전체 18개 주 가운데 엘 빠라이소(El Paraiso) 주를 비롯해 서부, 중부 그리고 남부지역에 위치해 있는 12개 주가 건조회랑(dry corridor) 지역으로 온두라스 총 인구 대비 23.4% 가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8). 최근 수년 간 이 지역에서 장기간 극심한 가뭄 피해가 속출하면서 현지에서 산출되는 곡물들의 80%까지 손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이 지역에서 거주하는 70%의 주민이 심각한 식량위기에 봉착해 있다. 따라서, 온두라스가 포함된 북중미 국가들(과테말라, 엘살바도르)에서는 엘니뇨(El Niño) 현상 등 기후 변화에 의해서 야기된 일명 건조회랑(dry corridor)으로 매년 곡물의 수확량이 감소하고 있다9). 특히 세계식량기구(FAO)에 따르면 건조회랑 내 가구(household)의 62%가 옥수수(maize), 콩(beans), 수수(sorghum) 등 농산물 산업에 종사하며 이들 가운데 80%이상이 빈곤선(poverty line) 아래에 있다10). 즉, 기후위기에 취약한 지역에서 삶을 영위하는 계층들이 농업에 종사하고 이와 같은 농작물 생산에 종사하는 이들은 하루 평균 3.20달러(한화 약 4,170원) 빈곤선 아래에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농작물이 기후위기에 취약해 그 수확량이 급감함에 따라 2018~2021년 기준 이 지역에 기아상태(hunger)가 4배가 급증했다11). 따라서, 기후 취약지역에서 식량부족에 기인한 빈곤의 악순환이 더욱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그림1>은 중미 지역 전체의 건조회랑을 담고 있으며 온두라스의 서쪽지역 일대가 건조회랑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1> 중미 지역의 건조회랑 (Dry Corridor) 자료: Sandra C. Valencia. WFP’s Contribution to Improving the prospects for peace in the central american dry corridor: Spotlight on Climate Change. p. 3. 한편, 온두라스 서쪽 태평양 연안의 주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면 온두라스 동쪽 지역은 ‘물난리’를 겪고 있다. 특히 1998년 발생한 허리케인 미치(Hurricane Mitch)로 ‘미치 이후 (post-Mitch)’라는 용어가 생겨 날 정도로 온두라스는 허리케인 미치의 자연재난의 시점을 주요 레퍼런스(terms of reference)로 설정하고 있다12). 미치가 온두라스 역사상 그리고 20세기에 가장 위협적이며 큰 피해를 초래한 허리케인이었다면, 2020년 11월 2주 간격으로 각각 발생한 초대형 허리케인 에타(Eta)와 이오타(Iota)는 기후변화의 현상을 극단적으로 제시하고 있다13). 이는 겨울철인 11월에도 해수면 온도의 상승으로 4등급인 허리케인 2개가 연이어 발생했으며 특히 2020년은 2005년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의 허리케인이 한 해에 30차례나 발생했기 때문이다14). 특히 <그림 2>, <그림3>은 허리케인 등의 발생에 따른 온두라스 동쪽지역의 취약정도를 주별로 도식화하고 있다. <그림 2> 열대 저기압 발생 및 취약정도 자료: UNICEF(2016). El Cambio climático en Honduras: La Infancia en peligro. p.54 & p. 64. <그림 3> 홍수(flooding) 피해 취약지역 자료: UNICEF(2016). El Cambio climático en Honduras: La Infancia en peligro. p.54 & p. 64. 이와 같은 온두라스의 지질학적 특성에 따른 기후의 이중적 특색을 확인 할 수 있는 가운데 독일 시민단체 저먼워치(German Watch)의 글로벌 기후변화 리스크 지수( Global Climate Change Risk Index 2019)에 따르면 온두라스는 1998~2017년의 20년 기간 기후위기 지수(CRI, climate risk index) 전 세계 2위의 기후 취약국이다. 온두라스는 지질학적으로 ‘체질상’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에 취약한 국가라는 것이다. 특히, 미주개발은행(IDB)에서 제시한 우세취약성 지수(PVI, Prevalent Vulnerability Index)15)와 재해적자 지수(DDI, Disaster Deficit Index)16)에서도 온두라스가 기후 변화에 대한 적응과 복원력 등에서 취약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라틴아메리카 역내 국별 PVI에 따르면, 온두라스는 아이티 다음으로 기후위기의 노출과 이에 따른 영향 그리고 회복력에서 취약한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림 4> 라틴아메리카 역내 우세취약성 지수(PVI) 국별 현황 <그림 5> 라틴아메리카 역내 재해적자 지수(DDI) 국별 현황 덧붙여, 온두라스는 재해 발생 후 재정적 대처 능력을 보여주는 DDI를 기준으로 할 때도 역내 국가별 평균 0.73을 훨씬 상회하는 4.27로 역내에서 가장 취약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온두라스는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의 취약성이 역내를 넘어 글로벌 기준에서도 심각한 수준이다. 그리고 전술한 바 기후 취약지역에서 빈곤의 악순환이 더욱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부는 상층에 축적되지만, 위험은 하층에 축적 된다”는 울리히 벡17)의 통찰처럼, 기후변화로 인해 추동된 위기에 직면한 온두라스의 ‘하층’의 시민들은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들의 운신(運身)의 폭은 오히려 넓다. 바로 북쪽으로 향하는 것이다. 3. ‘작용과 반작용’: 기후강제이주와 강제송환 온두라스발 북상하는 카라반은 미국을 최종 목적지로 하여 이동하는 가운데 온두라스 국적자들은 멕시코를 통과하며 난민지위를 신청하는 이주자들이 있다. 멕시코 난민지원위원회(COMAR, Comisión Mexicana de Ayuda a Refugiados)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온두라스 국적자(31,086)가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 그 뒤로 쿠바(1만 8,087), 아이티(1만 7,068), 베네수엘라(1만 4,823), 니카라과(8,971), 엘살바도르(7,803) 그리고 과테말라(5,271) 순이다18). 이처럼 멕시코로 입국하며 난민 신청을 통해 일부 멕시코에 잔류하는 온두라스 출신 국적자가 있으며 최종 목적지인 미국으로 향하는 이주자들도 있다. 미국으로 향하는 온두라스 밀입국 추이는 <그림 6>의 체포(구금) 양상을 통해서 확인 할 수 있다. 온두라스 밀입국자 체포(구금)는 2018년 이후 급증하고 있다. <그림 6> 온두라스 밀입국자 체포(구금) 증감 추이 (2006~2020) 자료: Brookings.com 또한, 온두라스 출신이 미국 등 북쪽으로 향하는 정도와 추이는 멕시코 또는 미 국경에서 체포(구금)된 이후 본국으로 송환(retornados)되는 추이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기준 8만 8,000명 이상의 온두라스 국적자들이 본국으로 송환되었으며(<그림 7> 참고), 이는 전년대비 60%이상이 증가한 수치다19). <그림 7> 온두라스 출신자들, 미국과 멕시코로 부터 강제송환 추이(2015~2022) 자료: UNHCR(2023): La Repuesta de Acnur para persontas retornadas en Honduras. 이와 같이 온두라스 발 카라반에 ‘탑승’하여 북쪽으로 이동하는 이들은 끊이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비단 온두라스뿐만이 아니다. WFP(2017)에 따르면 온두라스를 위시하여 북중미 인근 국가인 과테말라와 엘살바도르 역시 기후변화 영향으로 강수량이 감소함에 따라 밀입국자 수는 증가하는 반비례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온두라스를 포함한 3국 모두 기후강제이주의 양상은 증가하고 있으며 동시에 체포(구금)이후 진행될 강제송환 역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지금까지 논의를 통해 카라반을 부추기는 주 원인은 기후변화이고 이에 따른 사회 그리고 경제적 폐해가 심각함을 확인했다. 온두라스 등 북중미 일부국가의 차원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다. 기후변화는 전지구적 맥락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4. 나가며 이 글에서는 중미의 소국 온두라스에서 발생한 카라반이라는 이동이 가지는 의미를 고찰해 보고자 했다. 특히 ‘왜 온두라스이며, 왜 지금 이주자의 물결이 카라반이라는 형태로 큰 무리를 지어가며 이동하게 되었는가?’ 에 대한 질문에 이글은 기후변화가 하나의 주요변수로 작용했음을 피력했다. 온두라스는 기후변화에 취약한 지질학적 ‘태생’에서 기후위기 노출로 그 취약성이 극대화된 것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즉, 온두라스가 기후재난 적응(adaptation)과 기후재난에 대한 탄력성(resilience)이 역내 최저국이라서 온두라스 국민들이 생존을 위해 본토를 떠나 북으로 향한 것이다. 이는 온두라스발 카라반이 기후위기취약성이 구조화되어 나타난 기후강제이주자, 다시 말해 가칭 ‘기후난민’임을 말해준다. 기후강제이주자, 즉 기후난민은 국제법상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유럽중심주의에 배태된 난민협약(1951)과 난민의정서(1967)에 대한 국제사회 특히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의 목소리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 빈도와 강도가 늘어난 폭염, 가뭄, 홍수 등으로 야기되는 기후변화의 부정적 측면에 대한 기후정의에 입각한 ‘손실과 피해’ 의 요구가 국제사회의 주요 어젠다로 논의되고 있다. 이처럼 온두라스의 카라반을 ‘멈추고 또 돌려 세우기’ 위해서는 기존의 연구에서 직시한 바 온두라스 국내의 사회경제적 요소가 해결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 차원의 글로벌 기후 거버넌스 체제의 온전한 확립과 제도가 진행되어야 한다. * 각주 1) bbc. amnesty international 2018. 2) AP 2021 3) Gustavo Palencia 2022 4) 집단이주자 행렬을 의미하는 카라반(caravan)은 대상(隊商)의 의미 및 이미지임. 5) Agren & Holpuch, 2018; McLennan 2018; Latin American Security and Strategy Review, Nov. 2018 6) USAID March 2017, Maria Jose Mendez 2020:436; Eckstein et al., 2019) 7) USAID Climate Change Risk in Honduras, p. 2 8) Sandra C. Valencia 2022, p. 3 9) WFP 2017,1 10) 세계식량기구(WFP)에 따르면 온두라스 국민(9.1백만명) 가운데 60%가 빈곤선 아래 있음 (2022.10월 기준). 11) WFP 2021 12) Marisa O. Ensor 2009, xiii 13) bbc 14) 최현준, 2020 15) 우세 취약성 지수(PVI)는 일국의 취약정도가 전진과 퇴보 즉 취약성이 개선 정도를 시간의 경과성에 따라 보여주는 지수임. PVI는 기후위기와 관련된 위기 요소의 노출과 민감성에 따른 직접적 효과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취약성과 복원력 결여의 결과로 야기되는 위험현상의 간접적 무형효과도 예측함. 사용된 지표는 일국에 영향을 주는 상황, 원인, 민감성, 약점, 또는 상대적 개발 부재를 반영하는 인구, 사회경제, 환경 국가지표들로 구성됨 (IPCCC 특별보고서, p. 86). 16) 재해적자지수(DDI)는 주어진 노출기간 동안(허리케인, 홍수, 쓰나미, 지진 등으로 인한) 극한영향과 그러한 상황에 대처할 재정능력의 추정치를 제공함. DDI는 극한영향이 발생할 때 국가가 경험할 수 있는 손실(우발자원의 수요)과 공공부문의 경제 복원력, 즉 그 상황을 처리할(영향 받은 인벤토리를 회복시킬) 수 있는 자금의 가용성 간의 관계를 포착함(IPCCC 특별보고서, p. 87). 17) Ulrich Beck, Risky Society 1997, p.75 18) 2021년 기준 멕시코 난민 신청자는 온두라스 국적자(22,826) 아이티(9,327), 쿠바(5,147), 엘살바도르 (3,745), 베네수엘라 (2,945), 그리고 과테말라(2,561) 명 순임. 19) UNHCR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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