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 걷어차기」「쾌도난마 한국경제」의 장하준이 제시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경제학. 이 책에서 저자는 신자유주의자들의 주장에 대해 이론적으로 조목조목 따지고, 실증적으로 하나하나 반박하는 정도에 멈추지 않는다. 서문의 제목 ‘신자유주의의 대안을 찾아서’에서 엿볼 수 있듯 보다 적극적으로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현재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어떤 정책이 가능하고, 그것이 경제에서 어떤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실례를 통해 제시한다. 그럼으로써 ‘가진 자의, 가진 자에 의한, 가진 자를 위한’ 경제학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경제학을 제창하는 것이다.
이 책은 동시에 20세기 현대 경제 이론사이자 논쟁사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신고전학파, 시장 실패론, 케인스주의, 후생경제학, 신자유주의, 균형 성장론, 불균형 성장론, 계획경제론, 정부 실패론, 독점권 경매론, 가격 정상화 이론, 신성장 이론, 코스의 정리, 신제도주의 등등 20세기 경제 이론의 주역들이 총동원된다.
그리고 끝없이 대결한다. 정부의 역할에 대해, 산업정책의 가능성과 효과에 대해, 민영화의 근거와 타당성에 대해, 규제의 한계와 필요성에 대해, 지적재산권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해, 외국인 직접투자의 효용과 한계에 대해, 경기 변동의 과정과 조절 가능성 등에 대해. 시장이 과연 자연발생적인 것인지, 시장 가격이 객관적인 것인지, 산업정책의 추진에 필요한 선결 요건이 존재하는지, 정보의 비대칭성이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