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0-10-13 13:58:47 조회수 : 1,507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미국에 맞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를 주장하면서 제재에 반대하고 있다. 브라질이 이처럼 이란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까닭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인터넷판은 3일 이 두 나라의 관계를 `설탕의 국제정치학'으로 설명해 눈길을 끈다. FP는 브라질이 독자적인 `글로벌 파워'로서 이란의 든든한 뒷배 역할을 하는 이유를 양국 무역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 특히 설탕과 관련된 무역이 가장 흥미를 끈다고 밝혔다.

   이 잡지에 따르면 브라질은 세계 최대 사탕수수 재배국으로 올해 생산량이 작년보다 16%나 늘었다. 그런데 세계적인 공급 과잉으로 설탕 가격은 지난 2월 이후 57%가 떨어졌다.

   사탕수수는 저장이 안 되는 작물이기 때문에 손해를 줄이는 최고의 방법은 설탕 대신 에탄올을 만드는 것이다. 이 때문에 브라질의 올해 에탄올 생산량도 19% 늘어 80억 갤런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이란으로서는 브라질의 남아도는 에탄올이 전략적인 구세주가 될 수 있다고 FP는 설명했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제2의 수출국이지만 정제능력이 모자라 휘발유를 수입하고 있다.

   이런 약점을 이용해 미 의회는 이란에 정제된 석유 제품을 공급하는 외국 업체를 제재하는 입법을 추진 중이고, 이에 이란은 7개 정유공장을 새로 건설하는 등의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브라질의 잉여 에탄올은 이란의 자동차 연료 문제에 대한 당장의 해결책이 되고 있다. 브라질은 이란이 수입하는 휘발유 대부분을 대체할 수 있는 만큼의 에탄올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미 의회가 추진 중인 `가솔린 제재법'은 유명무실하게 된다고 FP는 강조했다.

   브라질은 원래 에탄올 잉여분을 미국에 수출해왔으나 미 농업계의 강력한 로비를 받은 의회에서 높은 관세를 매기는 바람에 수출길이 막혔다.

   FP는 "브라질 에탄올에 갤런당 54%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브라질 에탄올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레버리지를 약화시키지 않고 미국의 주유소에서 다 소비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bo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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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0/06/04/0607000000AKR2010060404890007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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