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브뤼셀=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정빛나 특파원 = 베네수엘라에서 대선 조작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에 맞섰던 야권 지도자 에드문도 우루티아 곤살레스(75)가 스페인 망명을 택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성명을 내고 "카라카스에 있는 스페인 대사관에서 며칠간 자발적 난민으로 지내던 야당 당원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가 조국을 떠나 그 정부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베네수엘라가 '조국의 평온함과 평화를 위해' 곤살레스의 출국을 허용했다고 말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도 곤살레스가 '자신이 요청한 대로' 스페인 공군기로 스페인으로 날아왔다고 확인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스페인 정부는 모든 베네수엘라인의 정치적 권리와 신체 보전을 약속한다"고 적었다.
그는 대선 직후 스페인 대사관으로 옮기기 전까지 약 6주간 카라카스 주재 네덜란드 대리대사 관저에서 숨어 지냈다.
이날 네덜란드 외무부는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대선 이튿날 곤살레스 측 요청에 따라 그를 수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친여당 성향의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7월28일 투표 종료 6시간 만에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의 3선 확정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야권 후보 곤살레스의 승리를 예측한 서방 조사기관의 출구조사와 엇갈리는 데다 선관위가 개표 참관을 거부하고 실시간 상황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부정선거 의혹이 일었다.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대선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국제사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베네수엘라 법원은 곤살레스에 대해 권력찬탈, 정부 전복 음모, 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지난 2일 발부했다.
서방이 실질적 대선 승리 후보로 간주하는 곤살레스가 베네수엘라 체포 위협에 결국 망명길을 택하면서 마두로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 압박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고 "베네수엘라 당국은 야당과 시민사회 구성원에 대한 탄압과 자의적 체포를 중단하고 모든 정치사범을 즉각 석방하라"며 "EU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