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Information | 작성일 : 2015-10-02 10:29:05 | 조회수 : 2,041 |
국가 : 베네수엘라 | ||
2015년 베네수엘라, 민중의 두 얼굴 최명호(IIAS)
노엄 촘스키, 안드레 블첵, 은밀한 그러나 잔혹한, p.171
1996년 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56%의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이후 70% 이상의 지지를 받기도 했지만 2012년 대선에는 54%의 지지율로 당선되었다. 당시 야당후보였던 카프릴레스는 45%의 지지를 받았다. 차베스의 사망으로 2013년 대통령 재선거에서 당시 여당 후보였던 니꼴라스 마두로는 50.66%를 득표하여 당선하였다. 야당후보였던 카프릴레스는 49.07%를 득표했다. 오차 범위안의 차이, 단 1.59%의 차이였다. 물론 득표수나 득표율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차베스주의 혹은 베네수엘라 연합사회당(Partido Socialista Unido de Venezuela)에 대한 지지가 점점 빠지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현 마두로 정권과 베네수엘라 연합사회당은 우파들에게만 공격받는 것은 아니다. 사실 차베스의 후계자로 현 마두로 대통령을 지명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이 과정이 민주적이지 않았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동시에 베네수엘라 연합사회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한다. 사실 원내 제 2정당인 새 시대(Un Nuevo Tiempo)는 사회민주주의/자유주의적 성격의 중도 좌파적 정당이고 차베스 정권 초기에는 정부를 지지하였으나 독재, 권위주의, 반민주주의적인 성향이 점점 강해지자 현 정권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세력이 되었다. 현재 베네수엘라 연합사회당은 원내 총 165석 중 과반을 훨씬 넘긴 97석을 차지하고 있고 제 2정당인 새 시대가 14석이고 기타 중소 정당들이 존재하므로 일당 독재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현 여당이 각 중소정당들의 공공의 적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물론 2015년 12월 6일에 치워질 국회의원 선거에서 2013년 대통령 선거의지지 경향이 반영될 지는 미지수이다.
2015년 9월 29일에 발표된 세계경제포럼(WEF)의 2015~2016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Global Competitiveness Report)'에서 베네수엘라는 30개 부분이 140위, 최하위로 전체 순위는 132위로 역시 최하위권이다. 세계경제포럼의 평가는 각국 기업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기초로 한 정성적 평가 비중이 높은 만큼 국별 비교보다는 시기별로 한 나라의 지표나 순위가 어떻게 변해왔는지가 더 중요한 지표이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내수시장은 7점 만점에 4.5점이고 외수시장은 5.3점이다. 수출은 국내총생산의 39.9%로 2013년 기준 23.70%에 비해 16.2%가 증가했으나 수출이 증가했다기보다는 국내총생산의 증가율이 감소한 탓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건강/초등교육’ 부문과 ‘고등교육/직업교육’ 부문이다. 각각 5.5점과 4.5점을 받았다. 93%의 교육대상자가 중등교육을 받고 있으며 고등교육은 77.9%가 받고 있고 이는 140국가 중 15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교육의 질은 그리 높게 평가받지 못했으며 상대적으로 직업교육 부문은 모두 100위 권 밖이었다. 차베스주의, 베네수엘라의 혁명이 현재까지 경제적으로는 그리 큰 성과를 낳지 못했다고 해도 건강/의료, 교육 등의 부분에서는 상당한 결실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교육받은 민중의 선택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차베스주의의 평가는 달라질 것이다.
화폐가치 추락으로 물가폭등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가 내년 중 새로 고액권 화폐를 발행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베네수엘라가 오는 12월6일 국회의원 선거 후 500볼리바르와 1,000볼리바르짜리 새 지폐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1) 베네수엘라는 유가 하락 등으로 통화가치가 급락해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달러 대비 환율이 1년 전의 82볼리바르에서 현재 725볼리바르까지 치솟은(가치하락) 상태다. 100볼리바르 지폐 한 장을 내고 받을 수 있는 달러가 고작 14센트에 불과한 셈이다. 화폐가치가 급락하면서 소비재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베네수엘라 물가는 걷잡을 수 없이 치솟고 있다.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물가상승률만도 지난해 말 현재 69%에 달했다. 정부는 올 들어 통상적으로 발표하는 경제통계를 내놓지 않고 있지만 올해 말에는 물가상승률이 150%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생필품을 중심으로 실감하는 물가상승률은 그 이상이라고 한다. 베네수엘라 정당인 ‘민중의 의지’당(Voluntad Popular)는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차까오(Chacao)의 시장을 역임한 레오뽈도 로뻬스(Leopoldo López)가 이끄는 정당으로 2004년에 성립되었고 2007년부터 반 차베스/반독재를 표방하였다. 2009년에는 새 시대당, 정의제일당(Primero Justicia)과 민주행동당(Acción Democrática)과 연합하여 반차베스주의를 공식 표방하기도 했다. 레오뽈도 로뻬스는 정치 엘리트 가문 출신이고 본인 또한 미국에서 유학한 유학파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신자유주의는 기수이거나 우파라 간주하기는 어렵다. ‘민중의 의지’당은 베네수엘라가 석유 의존적 경제구조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사유화 민영화 등을 반대하며 국가독점 자본주의에도 반대한다. 또한 빈부격차를 줄이고 사회적 안녕을 우선시하며2) 민주주의와 개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기본적으로 민주주의 사회를 지향한다.
2014년 12월 사회주의 인터내셔널의 회원 정당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은 현재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레오뽈도 로뻬스는 2014년 베네수엘라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진 반정부 시위의 주동자로 체포되었고 시위를 주동한 혐의로 복역 중이다. 그가 폭력시위를 주도했는지는 상당히 논쟁적인데 2014년 물가상승률이 보여주듯이 베네수엘라 민중의 생존권 투쟁으로 볼 수 있는데 자발적인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하는 것은 정부의 강압적인 진압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주동세력의 선동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현재 진실이 무엇인지 확언할 수는 없지만 레오뽈도 로뻬스는 마두로 독재 권력의 희생양으로 비치고 있으며 라틴아메리카의 우파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다. 뻴리베 깔데론 전 멕시코 대통령을 비롯하여 브라질의 야당 등 우파세력들은 레오뽈도 로뻬스를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 정치세력만이 레오뽈도 로뻬스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
#VenezuelaQuiere
링크된 동영상은 2015년 9월 22일에 있었던 레오뽈도 로뻬스의 석방과 반독재 및 생존권 투쟁을 외치는 베네수엘라 민중들의 시위 현장이다.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베네수엘라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이런 시위는 12월 총선을 향해 가면 갈수록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시위의 양상은 반독재 투쟁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레어뽈도 로뻬스는 독재 권력에 박해받는 희생양 혹은 숭고한 정치인 혹은 예수와도 같은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2015~2016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에서 나타난 것처럼 현재 베네수엘라 민중들은 교육 수준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대중선동이나 감성적인 면이 줄어들고 합리적이며 이성적인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5년 동안 차베스주의와 볼리바리안 혁명을 통해 수준이 높아진 민중들의 선택이 어떻게 될 것인지 12월 베네수엘라 총선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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