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1-05-11 10:38:10 조회수 : 857
미래 쿠바 격변시 외부 소통창구 기대
"체제전복 노리는 美CIA 음모" 비난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중동지역의 민주화 열기처럼 쿠바에서 격변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현지 상황을 외부로 신속히 알릴 수 있는 '핫라인'이 한 평범한 대학 졸업생에 의해 만들어졌다.

   4일 미 지역일간지인 '마이애미 헤럴드'에 따르면 미 플로리다 국제대의 한 졸업생은 지난달 쿠바에서 미국으로 특정 전화번호를 이용해 전화할 경우 음성녹음기를 통해 현지 상황을 가감없이 전할 수 있는 핫라인을 개설했다.

   쿠바에서 이 번호로 전화를 걸면 음성녹음기에 수화자의 말이 녹음되고 이는 개설자의 블로그인 '두려움없이 그것을 말해봐(Hablalo sin miedo)'에 게시된다.

   이 시스템은 올해 초 반정부 시위가 거셌던 이집트에서 구글과 트위터가 개설한 '스피크 투 트위트(Speak 2 Tweet)'를 모델로 해 만들어 졌다.

   이집트 정부는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자 외부로 통하는 인터넷 접근을 차단했고 구글과 트위터는 '스피크 투 트위트'라는 전화 시스템을 마련해 이집트인들이 억압받는 현지 상황을 생생한 목소리로 전할 수 있도록 도왔다.

   쿠바 태생인 핫라인 개설자는 "수백 수천통의 전화가 걸려올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어떤 순간이 되면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최소한 이집트에서 일어났던 일이 (쿠바에서) 있게 될 경우 준비가 돼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말했다.

   이 개설자는 쿠바 문제와 자신이 공식적으로 관련이 없고, 졸업 이후 첫 직업이라는 이유로 이름을 익명으로 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개설된 핫라인은 이집트에서처럼 구글과 트위터같은 대기업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순순히 한 개인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쿠바에서 어렵게 반정부 목소리를 내는 인사들의 독립적인 소통창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핫라인 개설을 미 정부의 음모로 바라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쿠바에 있는 친정부적 성향의 한 블로거는 핫라인이 쿠바 체제를 약화시키려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음모라며 비난했다.

   eddi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5/05 05:4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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