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Latin America 작성일 : 2016-04-07 10:57:53 조회수 : 248
국가 : 브라질 언어 : 한국어 자료 : 정치
출처 : 연합뉴스
발행일 : 2016/04/07 01:08
원문링크 :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6/04/07/0607000000AKR20160407002800094.HTML
연방대법관, 부통령 탄핵 절차 개시 명령…하원의장 "의회 권위 훼손" 반발
시장, 호세프 탄핵 가능성 작아진 것으로 판단…조기 대선 주장에 힘 실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에서 대통령에 이어 부통령까지 탄핵 논란에 휩싸이며 정국의 불투명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을 상대로 한 야권의 탄핵 공세가 한풀 꺾이면서 탄핵 정국이 또다시 반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마르쿠 아우렐리우 멜루 연방대법관은 전날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의장에게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개시하고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이 문제를 다루라고 명령했다.

테메르 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 개시를 명령한 마르쿠 아우렐리우 멜루 연방대법관 [출처: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

 

멜루 대법관이 탄핵 절차 개시 사유로 든 것은 정부회계법 위반이다. 호세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테메르 부통령도 의회 심의를 받지 않은 채 정부지출을 늘리는 법안에 서명했다는 것이다.

사실 테메르 부통령에 대한 탄핵안은 지난해 말 한 변호사에 의해 제기됐으나 쿠냐 의장에 의해 거부됐다. 쿠냐 의장은 테메르 부통령과 같은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이다.

멜루 대법관은 쿠냐 의장이 정치적 이익 때문에 권한을 남용했다고 지적하면서 "쿠냐 의장이 테메르 부통령 탄핵 절차를 개시하라는 명령을 존중하지 않으면 범죄행위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냐 의장은 "멜루 대법관의 판결은 터무니없는 명령이며 의회의 권위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연방대법원 전체회의에 재심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지지해온 사회단체 자유브라질운동(MBL)은 멜루 대법관 탄핵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에 가세하고 있다.

당사자인 테메르 부통령은 멜루 대법관의 판결에 대해 침묵했으나 전날 PMDB 대표 자리를 소속 당의 다른 상원의원에게 넘겼다. 호세프 대통령과 집권 노동자당(PT) 측의 반격에 대비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호세프 대통령과 PT는 지난달 말 PMDB가 연립정권 탈퇴를 선언한 이후 테메르 부통령을 '기회주의자' '쿠데타 주모자'로 몰아붙이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진보당(PP)과 공화당(PR), 사회민주당(PSD) 등 주요 정당에 각료직을 제의하는 등 PMDB 연정 탈퇴에 따른 충격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PMDB를 뺀 새로운 연정 관계를 구축해 탄핵 공세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으로 쫓겨나는 상황을 예상해 정권 인수 작업을 벌여온 테메르 부통령의 구상은 큰 차질을 빚게 됐다. 호세프 대통령이 정부회계법 위반 문제로 탄핵당한다면 자신도 자리를 지키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호세프 대통령(오른쪽)과 테메르 부통령 [출처:브라질 뉴스포털 UOL]

 

시장은 테메르 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자 호세프 대통령 탄핵 가능성이 다소 작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방대법원이 다음 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수석장관 취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도 호세프 대통령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국 혼란 해결하는 방안으로 대선을 앞당겨 치르자는 주장이 조금씩 힘을 얻고 있어 주목된다.

PMDB 소속 바우지르 라우프 상원의원은 오는 10월 지방선거와 함께 조기 대선을 시행하자고 제의했다. 헤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장은 "조기 대선이 위기를 끝내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호세프 대통령 탄핵 문제를 다루는 하원 특별위원회에서 탄핵 추진에 합의가 이뤄지면 오는 17일 탄핵안에 대한 하원의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전체 하원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 2(342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은 가결된다.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대한 하원의원들의 의견을 날마다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현재 탄핵에 찬성한 의원은 234명, 반대한 의원은 110명으로 나타났다. 56명은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했고, 10명은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나머지 103명은 다른 일정 때문에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상원으로 넘겨지고, 전체 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54명)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탄핵안이 최종 가결된다.

하원 탄핵특별위원회에서 호세프 대통령 탄핵 문제를 심의하고 있다. [출처:국영 뉴스통신 아젠시아 브라질]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4/07 01:0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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