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Latin America 작성일 : 2015-12-07 09:59:58 조회수 : 259
국가 : 쿠바 언어 : 한국어
출처 : 연합뉴스
발행일 : 2015/12/07 01:17
원문링크 :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5/12/07/0607000000AKR20151207002900071.HTML
'마른 발, 젖은 발' 이민특혜 없어질 것 우려…"1994년 뗏목탈출 위기시 3배"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미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 이후 미국행 쿠바난민이 급증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교정상화에 따른 미국의 이민법 정비로 지난 20년간 쿠바인들에게 적용된 이민 특혜가 없어질 것을 우려한 쿠바인들이 앞다퉈 육·해·공 루트를 통한 전방위 밀항 행렬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쿠바인 밀항자는 2015 회계연도(2014년 10월1일∼2015년 9월30일)에 4만3천159명으로 전년의 2만4천278명에서 급증했다. 이 수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처럼 보트나 뗏목을 타고 플로리다해협을 건너는 게 아니라 멕시코 접경 등 지역을 거쳐 미국 땅을 밟는 이들이 늘었다.

국교정상화에 따른 연간 비자이민 2만 명을 포함하면 쿠바인의 미국행은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WP는 전했다.

마이애미 변호사인 윌프레도 앨런은 "1994년 쿠바인의 뗏목 탈출 때의 3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1994년 여름 소련 붕괴 이후 쿠바를 강타한 경제위기 탓에 카리브해에서 보트와 뗏목을 타고 쿠바를 빠져나간 엑서더스(대탈출)를 훨씬 능가하는 위기라는 것.

실제 쿠바인의 미국 행렬은 중남미 곳곳에서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 마치 유럽에서 벌어지는 중동 난민 사태와도 흡사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지난달 이후 4만 명의 쿠바난민이 코스타리카에 발목이 잡혀 있다. 니카라과가 통행을 막으면서다. 1천 명이 파나마로 몰리면서 한 작은 국경마을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음식과 물, 거처가 부족해진 탓이다. 또 많은 이들이 멕시코 이민자센터에 억류돼 있다고 한다.

 

에콰도르는 쿠바인들에게 입국비자를 요구하는 새로운 비자규정을 발표해 아바나에서 데모가 일어나기도 했다.

에콰도르는 2008년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인 무비자 이민정책을 도입했다. 생필품 등을 사기 위해 많은 쿠바인이 에콰도르를 오갔고 그곳에 터전을 잡았다. 그러나 이제 국교정상화로 이민법 정비가 우려되자 이곳의 많은 쿠바인이 버스와 택시를 타고 육로로 콜롬비아와 멕시코 등을 거쳐 미국행을 택하고 있다.

특히 쿠바인들에 대한 미국의 특혜성 이민 정책인 '마른 발, 젖은 발(wet-foot, dry-foot)'의 폐기 우려가 최근 난민 행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상에서 체포된 쿠바인은 본국에 송환하지만, 밀항에 성공한 이들에게는 1년 뒤 영주권 취득자격을 주는 게 이 정책이다. 1990년대 쿠바 체제를 전복하기 위해 미국이 도입한 정책이다.

하지만, 국교정상화 후 공화당 정치인들과 대선주자인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공화) 상원의원 등 같은 이들이 이 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니 이 법안이 폐기될 것이라는 쿠바인들의 두려움이 한층 커졌다.

최근의 난민 행렬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쿠바 정책을 혼선에 빠뜨릴 개연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교정상화에도, 마치 쿠바가 난민을 양산하는 압제국가인 것 같은 이미지를 심화시킴으로써 미-쿠바 관계가 불편해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쿠바 정부는 오는 8일부터 의사들의 해외 여행을 허가제로 바꾸는 정책을 도입하기로 했다. 자국 의사들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의료가 쿠바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 산업인데 해외 유출로 공동화 현상이 발생할 조짐을 보이자 문을 닫아걸기 시작했다.

shi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12/07 01:1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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