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박종욱 작성일 : 2011-03-22 17:08:26 조회수 : 2,270
국가 : 코스타리카

국토의 1/5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코스타리카는 중미의 화원으로 불리운다. 그렇다고, 국립공원이 정원처럼 잘 가꿔져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복원하거나 조성하여 보존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아름답게 꾸미는 '인위적인 접근'이 국립공원의 취지가 아님은 분명하다.

해서, 국립공원에는 낯선 풍경이 많이 눈에 띈다. 많은 국립공원 가운데, 태평양 연안의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Manuel Antonio 국립공원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코스타리카 국립공원들처럼 입장료를 징수한다. 외국인들은 10$를 지불하거나, 5000 Colon을 지불해야 한다. 생각보다 미국 달러가 쉽게 통용되는 현실을 실감할 수 있는 출발이다.

아름다운 해안과 백사장을 에워싼 넓은 지역은 긴꼬리 원숭이나, 이구아나, 나무늘보, 붉은 게, 아르마디요 등의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데, 특히 원숭이와 이구아나들의 경우에는 때로는 귀찮은 생각이 들만큼 사방에 많이 보인다. 쓰레기통이나 관광객들의 가방을 뒤지는 원숭이를 보는 것은 전혀 낯설지 않다. 물론, 먹을 것을 찾아 가방을 뒤지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하게 관광객들에게 손해를 끼치기보다는 특별한 추억을 마련해 준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구아나는 분명, 자신들의 서식지에 들어와 해수욕이나 일광욕을 즐기는 이방인들에게 자신들의 영역을 알려주기 위해 순찰을 도는 것일 수도 있다. 관광객들과 익숙해진 녀석들은 때론 재롱도 피우기도 한다.

마누엘 안또니오의 명물은 나무 늘보들이다. 관광 가이드들이 커다란 망원경을 들고, 선동하는 것도 사실, 많은 경우 나무 꼭대기에서 영역 싸움을 벌이고 있는 원숭이들이나 일주일에 겨우 이틀정도만 나무 밑으로 내려온다는 나무 늘보를 보여주려는 목적 때문이다. 이밖에도 수많은 종류의 나비 유충과 애벌레, 열대 우림지역의 화려한 꽃들도 관찰할 수 있지만, 사실 너른 숲과 그 속에서 이따금 발견되는 살아 숨쉬는 자연을 확인하는 것이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닌다 할 수 있다.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미련없이 보고싶다면, 동물원을 가면 될 일이 아니겠는가.

숲속 한 가운데에서 나뭇잎을 잘게 쪼개어 수백 미터를 넘게 이동하는 개미들의 행렬을 보고 있노라면, 코스타리카의 풍성한 자연과 기후가 역시 좋은 선물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해안 선을 따라 만나는 오솔길들 사이로는 40~50m 가량 수직으로 곧게 뻗어있는 열대 우림 숲의 장관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연을 관리하려 하기보다는 자연을 그대로 놓아두는 코스타리카 국민들의 지혜가 국립공원을 찾는 이들에게는 값진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코스타리카에는 마누엘 안또니오 이외에도 수많은 국립공원들과 자연보호지역이 설정되어 있다.

많은 화산 지역들이 지닌 자연의 매력도 볼만하지만, 무엇보다 께쌀 새를 관찰할 수 있는 투어나 나비 농장을 방문하는 것도 기억에 남을 만한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하지만, 카리브 해 연안 북부의 또르뚜게로 국립공원에서 운하 쿠르즈를 만끽하고 야생동물도 구경하는 기회는 일상에서는 찾기 어려운 극히 제한적인 이색 체험이다. 께쌀 새를 관찰하는 투어는 10월에서 6월이 시즌이며, 바다 거북이 산란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나이트 투어는 또르뚜게로 국립공원에서 가능하다.

이라수 화산과 오로시 계곡, 뽀아스 화산과 사르치, 아레날 화산 등은 고령 준봉들이 빚어내는 황홀한 광경을 직접 목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며, 특히 아레날 화산은 활화산으로서 어둠이 내리는 밤에 보면 주변이 온통 붉게 물들어 살아있는 지구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느낌을 갖을 수 있다.

과연, 코스타리카는 자연과 국립공원의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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