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23-08-02 15:31:39 조회수 : 494
관련링크 :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400&key=20230801.99099000342
원문요약 : 부산외대-국제신문 공동기획 글로벌 핫이슈의 맥을 보다 <8>

헤라르도 고메스 미셸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교수

 

마푸체족과 칠레 국가 사이의 끊임없는 갈등은 라틴아메리카 신자유주의가 물려받은 식민주의와 19세기 유산의 불가결한 부분이다. 불행하게도 앞으로 오랫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푸체는 ‘땅의 민족’이라는 뜻으로 과거 잉카제국과 스페인 정복자들의 침략을 막아내며 터전을 지켜 온 아메리카 원주민이다. 칠레 중남부와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 지방에 걸쳐 살고 있다. 1800년대 중반 칠레에 정복돼 토지의 대부분을 약탈당하고 강제로 복속됐다. 마푸체족은 그동안 토지 반환을 강력히 요구해왔지만 칠레 정부는 군부독재 시절 제정한 ‘반테러법’을 근거로 원주민을 차별·학살·감금하며 무력 진압해왔다.

좌파 가브리엘 보릭(2021년 당선)의 새 정부도 마푸체족이 사는 아라우카니아(칠레 남부) 지역의 시위와 폭력을 막을 수 없었다. 특히 마푸체 급진파가 지지하는 조상의 영토 반환 요구가 칠레 신자유주의 경제 프로젝트의 중요한 부분인 대규모 임업의 경제적 이해와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푸체족 여성이 칠레 대통령을 향해 슬로건을 외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역사적으로 민족적 동질성을 강조하는 이데올로기 때문에 마푸체족은 칠레 문화로의 통합과 인종 혼혈을 강요당했다. 마푸체족에 대한 인종·문화·언어적 편견이 뿌리 깊게 유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배제도 있었다. 

 

이런 의미에서 도시 마푸체의 정체성 재구성은 신자유주의 국가에 대한 마푸체민족의 저항으로 나타낸다. 이것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악화된 문제인데, 조상의영토에서 도시로 이주할 때 나타나는 문화 변용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 전략은 마푸체 족이 수행하는 폭력적인 투쟁과 분리될 수 없으며, 국가의 억압으로부터 토지를 빼앗는 급진적인 활동을 하게 한다. 지리적 혹은 세대적 불일치로 인한 운동 내 갈등과 내부 분열 외에도 마푸체족은 칠레에서 정치적 자치 프로젝트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회학자 역사가 교수 예술가 등과 함께 작업을 수행하는 마푸체 지식인의 활동은 주목할 만하다. 첫째, 마푸체 분쟁을 둘러싼 논쟁을 촉진하기 위해 국내외 학자들과 대화를 시작했다. 둘째, 이들은 마푸체의 공식적인 역사를 재구성하지만, 서구의 고전적인 민족-문화접근 방법에서 벗어나 마푸체 내부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마푸체와 칠레 신자유주의의 대결은 라틴아메리카의 민족국가들이 역사적으로 미뤄왔던 오래된 대륙의 원주민들에 대한 존중과 평등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마푸체 저항은 오늘날 토착공동체의 다양한 투쟁과 신자유주의에 극도로 영향을 받은 많은 집단의 투쟁과 마찬가지로, 200년에 걸친 민족주의적 동질화 노력에도 다양한 문화와 민족이 공존하는 지역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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