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 작성일 : 2022-06-03 15:22:16 | 조회수 : 999 |
국가 : 중남미 | 언어 : 한국어 | |
원문링크 : https://www.emerics.org:446/issueDetail.es?brdctsNo=323841&mid=a10200000000&search_option=ALL&search;_keyword=&search;_year=&search;_month=&search;_tagkeyword=&systemcode=06&search;_region=&search_area=1¤tPage=1&pageCnt=10 | ||
출처 : EMERICS | ||
발행일 : 2021 | ||
1. 서론 오늘날 중국이 중남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으며, 역내 많은 국가들에 있어 중국은 이미 핵심 무역 대상국이자 투자자로 자리매김했다. 20년 전 중국이 중남미에서 지니는 존재감이 전무한 반면 미국이 확고한 역내 주도국의 지위에 있었던 시절에 비하면 지금의 상황은 괄목할 만한 변화라 할 것이다. 중남미 국가들은 자국의 상품을 팔 수 있는 시장과 해외로부터의 투자 자금 유치를 필요로 하기에 이 둘 모두를 가지고 있는 중국이 이 곳에서 지니는 입지는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중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가져오는 함의는 무엇인가? 미-중간 경쟁이 지속 및 심화되어가는 상황에서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이 지니는 중요성이 더욱 더 커져가고 있다. 따라서 본고는 중남미 국가들의 전통적인 무역 파트너였던 미국의 자리를 점차 중국이 대체해 가고, 미국이 역내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한 각종 조치를 취하면서 이가 국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해 보고자 한다. 2. 중남미 무역구조 내 중국의 성장 그림 1이 보여주듯, 지난 2000년에는 미국과의 무역이 중남미 전체 무역액의 52%를 차지하는 등 미국이 중남미 각국의 주요 파트너로 확고히 군림하고 있던 데에 반해, 중국의 비중은 3%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2020년에 이르러 미국의 무역액 비중은 30%로 감소했고, 반대로 중국의 비중은 15%로 크게 증가했다. 현재 추정치에 따르면 2035년까지 미-중 각국의 역내 무역액 비중은 각각 25%와 20%를 기록하며 양국간 격차가 더욱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미국이 중남미 전체 무역액 비중 1위 자리를 유지하며 단일국가로서 2위인 중국에 앞서고 있지만, 미국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멕시코를 제외한 다른 중남미 국가들로 통계 범위를 제한하면 이미 중국이 미국을 제친 것으로 나타난다. 2019년에 중남미의 대미 수출액은 4,440억 달러(한화 약 525조 원), 대중 수출액은 1,230억 달러(한화 약 146조 원)이나, 이 중 멕시코가 담당하는 액수를 제외하면 대미 수출액은 850억 달러(한화 약 101조 원)로 크게 줄어드는 반면 대중 수출액 추정치는 1,160억 달러(한화 약 137조 원)으로 큰 변화가 없다(World Bank 2021: World Integrated Trade Solutions). 멕시코를 비롯해 중미와 카리브해 국가들은 미국과의 경제적 연대가 매우 강한 편이다. 중남미 총수출액의 46%를 차지하는 역내 최대 수출국인 멕시코의 경우 2019년을 기준으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 참여국인 미국과 캐나다를 대상으로 한 수출액 비중이 각각 80%와 3%를 기록한 반면, 대중 수출액 비중은 1.5%에 불과했다(World Bank 2021: World Integrated Trade Solutions). 하지만 <그림 2>에서 보이듯 중미 이남에서는 중국의 영향력이 매우 강하고, 몇몇 국가들에서는 중국이 이미 최대 무역대상국으로서의 미국의 지위를 대체한 것으로 나타난다. 상기했듯, 중국과의 파트너십이 해당 지역 내에서 지니는 중요성은 2035년까지 더욱더 커져갈 전망이다. <그림 1> 2000~2035년 중남미 무역 대상국/지역 비중 (단위: %) * 자료: Prazeres, T., Bohl, D., Zhang, P., May 12, 2021, Atlantic Council: “China-LAC Trade: Four Scenarios in 2035” https://www.atlanticcouncil.org/in-depth-research-reports/china-lac-trade-four-scenarios-in-2035/#China-LAC-2035 <그림 2> 2020~2025년 중남미의 대미/대중 상품무역 비중 추이 * 자료: Prazeres, T., Zhang, P., 17 June 2021, World Economic Forum; “China’s trade with Latin America is bound to keep growing. Here’s why that matters” https://www.weforum.org/agenda/2021/06/china-trade-latin-america-caribbean/ 중남미 국가들에 있어 중국이 주력 수출시장이 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멕시코 이외 국가 대부분이 광물과 석유, 식품 등 천연자원이나 미가공품 수출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일례로 2019년을 기준으로 대중/대미 수출액 비중이 각각 29%와 12%였던 칠레의 경우(World Bank 2021: World Integrated Trade Solutions), 수출액 중 51%가 미가공품이며(World Bank 2021: World Integrated Trade Solutions ), 33%는 중간재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극히 제한된 가공만 거친 원자재에 해당한다. 한편 브라질에서도 대중/대미 무역비중이 각각 28%와 13%이며, 미가공품이 수출액의 50%를 담당한다(World Bank 2021: World Integrated Trade Solutions ). 중국이 세계 최대의 원자재 수입국인 점, 그리고 중남미의 많은 국가들이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원자재 수출에 비교우위를 가진 점을 고려하면 미래에도 이와 같은 경향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해외직접투자(FDI, Foreign Direct Investment) 부문에서도 존재감을 넓혀 왔으며, 주요 해외 투자자로서의 역할이 미미했던 2000년에 비해 오늘날에는 중국의 투자액이 역내 각국에서 2~3위 수준으로 상승했다. 예컨대 페루가 2020년 말까지 유치한 FDI 총액 1,160억 달러(한화 약 137조 원) 중 26%인 300억 달러(한화 약 36조 원)가 중국으로부터 나온 것이다(Scissors, D., January 2021 and UNCTAD, 2021). 3. 중국의 중남미 내 세력 확대에 대한 미국의 대응 하지만 미-중간 경쟁이 심화되며 중남미에서도 국제 경제 거래가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으며, 지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 이래 미국은 역내에서의 존재감을 늘려 중국의 부상을 견제한다는 목표 아래 행동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미 19개의 중남미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은 특히 인프라 건설 부문에서 그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동 구상에 따른 투자 사례 중 하나로 중국원양운수공사(COSCO)에서 추진하고 있는 페루의 초대형 창케이(Chancay) 항구 건설사업에는 총 30억 달러(한화 약 3.6조 원)의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Labrut, M., November 15, 2021). 중국의 커져가는 입지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은 아메리카 대륙 성장(Growth in the Americas) 구상을 바탕으로 민간부문 자원을 동원해 중남미 내 각종 인프라 건설사업에 투입하고자 한다(United States Department of State). 하지만 중국이 인프라 건설을 위한 차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일대일로 구상을 위한 풍부한 재원을 보유한 반면 미국은 역내 사업에 직접 자금을 투입하지 않는 대신 민간 부문 투자를 진작하는 방향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점에서는 COSCO와 같은 중국 국영기업을 통한 투자를 추진할 수 있는 중국이 행동반경에서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따라서 가용할 수 있는 재원에서 불리한 입지에 있는 미국은 다른 수단을 동원해 중국의 세력 확대를 방지하고자 하며, 이러한 수단 중 하나는 중국발 자금 사용이나 중국 기업의 현지 진출을 막기 위한 압력 행사이다. 칠레가 자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연결하는 해저케이블 건설 사업을 구상할 때, 2017년 사업타당성 조사를 주도한 바 있는 화웨이가 유력한 협력기업으로 고려되면서 중국이 케이블 건설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2019년, 마이크 폼페이오(Mike Pompeo) 미국 국무장관이 칠레를 방문해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고 민감자료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화웨이와의 5G 기술 계약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면서 미국이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Bnamericas, July 31, 2020). 폼페이오 장관은 동년 4월 중남미 순방 당시 칠레뿐 아니라 페루, 콜롬비아, 파라과이를 방문해서도 같은 논지를 펴며 역내 각국이 화웨이의 5G 기술과 장비 도입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Stuenkel, O., May 10, 2019). 이에 따라 칠레의 해저케이블 건설 사업에서는 중국측의 제시안이 배제되고 대신 일본이 협력 대상으로 선정되었다(<그림 3> 참조). <그림 3> 태평양 횡단 해저케이블 건설사업 관련 일본과 중국의 제안 * 자료: Hirose Y., Toyama N., July 29, 2020 “Chile picks Japan´s trans-Pacific cable route in snub to China” recovered 11 December 2021, Nikkei Asia https://asia.nikkei.com/Business/Telecommunication/Chile-picks-Japan-s-trans-Pacific-cable-route-in-snub-to-China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동원하는 또다른 수단은 에콰도르의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은 중국 기업의 에콰도르 통신망 진출을 막는 조건으로 정부가 중국에 진 수십억 달러의 차관을 갚는 데 재정적 지원을 제공했다(Financial Times, January 14, 2021). 미중 무역분쟁 발생 이후 미국에서는 중국으로 이전한 생산기지 일부를 다시 자국으로 복귀시킨다는 이른바 리쇼어링(Reshoring)에 관련한 논의가 등장했지만, 미국의 임금수준이 중국보다 훨씬 높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동 계획의 현실성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대신 자국과 인접한 다른 나라들로 생산설비를 이전하는 니어쇼어링(Nearshoring) 계획을 전개하고 있으며, 이 계획에 따라 중남미 국가들에게도 혜택이 돌아올 기회가 생겨났다. 비단 미-중 무역분쟁뿐 아니라 중국 내 임금수준의 상승으로 인해 이미 일부 기업들은 중국에 있던 생산기지를 멕시코로 옮겨가기 시작했다(Bowman, R., February 23, 2021). 4. 결론 및 향후 전망 지금까지 확장 일로를 보인 중남미 내 중국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천연자원과 식품류를 주력 수출상품으로 삼는 중남미 역내 국가들에게 있어 해당 상품 수요가 큰 중국은 매우 매력적인 판매시장이며, 중국 정부와 기업이 다수의 인프라 건설사업에 참여하면서 중국발 자금도 대규모로 중남미에 진입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세력 확대를 경계하는 미국은 아메리카 대륙(the Americas) 성장 구상을 바탕으로 민간부문의 자원을 동원해 역내 인프라 건설 사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있으며, 각국이 화웨이 5G 기술을 도입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상기한 내용은 국제 경제에 있어 무엇을 의미하고, 이로 인해 새로이 생겨나는 기회와 도전요소에는 무엇이 있는가? 여기에 대한 대답은 다음의 세 가지로 추려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칠레의 해저케이블 건설 사업에 미국이 압력을 행사해 중국산 자금과 기술이 사용되지 못하도록 하고 대신 일본측 제안이 채택되면서 일본 기업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미래 언젠가는 5G 통신망을 도입해야 하는 중남미 지역에서 이처럼 미국의 견제로 중국 기업의 진출이 막히게 되면 화웨이 기술의 대체재를 보유한 한국의 삼성이나 스웨덴의 에릭슨(Ericsson) 등 타국 기업이 그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로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응하기 위해 타국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례로 남아시아에서는 미국, 일본, 호주가 해외 인프라 투자 정책을 공동으로 조율하고 있다(Rajah, R., April 2020). 2021년 11월 30일에는 EU가 전 세계에서 추진중인 각종 인프라 사업 지원을 위해 2027년까지 총 3,000억 유로(한화 약 400조 원)의 공공/민간 자금을 조성할 것임을 발표했는데, 이 역시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대한 대응책으로 풀이된다(Stuart L, Tamma P., Posaner J., November 30, 2021). 마지막으로 미국은 기업 생산기지를 중국으로부터 자국에 인접한 국가로 끌어온다는 니어쇼어링 계획을 추진중이며, 이에 따라 각종 기업들이 미국과 가까운 중남미에 진출해 사업을 전개하며 미국 시장 진입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중남미 내 영향력 성장과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 조치는 여러 국가의 기업에 도전요소와 함께 기회를 안겨주고 있다. 현재 중남미가 필요로 하는 자금을 미-중 두 국가가 전부 지원해줄 수는 없다는 점에서 기타 여러 국가의 기업들이 해당 지역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충분히 많이 존재한다고 평가해볼 수 있을 것이다. |
이전글 | 코로나19 이후 국제 분업구조 재편과 우리산업의 경쟁전략 (디지털자료) |
---|---|
다음글 | [글로컬 오디세이] 중남미의 악동, 니카라과 그리고 국제질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