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20-09-04 15:19:13 조회수 : 1,672
국가 : 중남미 언어 : 한국어
원문링크 : https://www.emerics.org:446/issueDetail.es?brdctsNo=306979&mid=a10200000000&&search;_option=ALL&search;_keyword=&search;_year=&search;_month=&search;_tagkeyword=&systemcode=06&search;_region=&search_area=1¤tPage=1&pageCnt=10
출처 : EMERiCs
발행일 : 2020-08-27
라틴아메리카 지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팬데믹의 새 진앙지로 떠올랐다(WHO, CEPAL 2020.07). 아사아에서 시작돼 유럽과 북미지역으로 확산했던 코로나19의 진앙이 라틴아메리카 지역으로 그 세를 확장시키며 옮겨간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월 26일 브라질을 시작으로 3월 24일 마지막 중미의 소국 벨리스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하며 라틴아메리카 전체가 코로나19 영향권에 들어갔다. 8월 첫째 주 기준 누적 확진자가 전 세계 대비 27.88%(5,533,565/19,845,788명)로, 가장 늦게 코로나가 확산된 대륙이지만 확산 속도와 비율이 두드러진다(IADB). 역내 확진자 및 사망자의 90% 이상이 브라질, 페루, 칠레, 멕시코에 집중된 가운데 국가별, 권역별 코로나 확산 대응 체제가 수립되고 있다. 특히 중미 지역의 중미통합체제(SICA1), Central American Integration System)는 팬데믹 위기 극복을 위해 역내비상계획(Regional Contingency Plan)을 발표하며 실질적으로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을 활용해 보건 위생을 위한 특별재난 기금을 마련하는 등 공동 운명체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를 모든 국가가 피해자인 공통의 위협으로 간주하고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는 신안보주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더욱이, 코로나19의 최초 발원지였던 중국을 넘어 확산하는 과정 속에서 각 국가들은 협력적·다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국가주의적 양태를 취하고 있는 국제질서 속에서 중미 소국가들의 역내 협의체를 통한 코로나19의 선도적 대응은 두드러진다. 따라서, 본고는 작금의 코로나19 상황 가운데 SICA를 위시로 하는 역내 단위의 코로나19 위기 대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하며 함의를 찾고자 한다. 더불어, 우리나라가 개발협력이라는 접근을 통해 외교적 지평을 확대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본다.

코로나 19의 ‘세계화’와 SICA의 선도적 대응 그리고 한계
영국 시사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2020년 5월 호의 표지는 ‘굿바이 글로벌라이제이션(Goodbye Globalization)’이라는 문구를 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이 감염병의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함에 따라 세계화가 역행하고 있는 현상을 표현한 것이다. 세계화의 규범이 순식간에 뒷전으로 물러섰음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국내외 언론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G2 시대가 G0(제로) 시대로 바뀌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또한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무능과 취약한 의료체제 때문에 ‘유럽의 시대는 갔다’는 평가도 들려온다. 국제사회의 시스템적 ‘혼돈’ 또는 역설적으로 사람의 이동 제약으로 ‘평온’한 국제 사회적 상황으로 교류와 소통 그리고 연대가 필요한 글로벌라이제이션이 정체되어 있다. 이런 상황 가운데 앞서 잠시 언급한 바대로 중미 지역의 역내차원에서의 대응이 눈에 띈다. 

WHO가 2020년 3월 11일 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포한 그 다음 날, 중미지역은 역내 차원의 즉각적 조처로서 SICA 역내 협의체인 지역기구를 통해 특별 화상회의(the extraordinary virtual meeting)를 개최했다. 비니시오 세레소(Vinicio Cerezo) SICA 사무총장은 온두라스 SICA 순번의장국과 SICA 사무국이 코로나19 발생의 전지구적 확산에 따른 팬데믹 선포에 대해 적극적 대응으로 코로나19와 관련하여 국별 사태를 확인했다고 밝히며, 공동의 조치와 노력을 경주하기 위해 3월 12일 긴급 화상회담을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역사적 회담을 통해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SICA는 ‘코로나-19 사태, 중미지역의 연합’이라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특히, 본 선언문의 부속물로 국별 코로나19 사태의 적절한 대응를 위해 감염예방 조치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역내비상계획(Regional Contingency Plan)을 제시했다. 

본 계획은 3월 26일 SICA 회원국별 외교장관급 특별 회담을 통해 승인된 바,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이 19.1억 달러 규모의 특별기금을 편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편성된 기금 가운데 10억 달러는 SICA 회원국들의 중앙은행 금융자금 확충을 위한 용도로, 5.5억 달러는 SICA 회원국들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정부의 비상 예산 편성용으로,  3.5억 달러는 SICA 회원국들의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상업은행의 유동성 확충 지원용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특히, 본 계획은 UN의 재난에 대한 국가 및 공동체의 복원력 강령인 센다이프레임워크(Sendai Framework of Disaster Risk Reduction 2015-2030)2)에 명시된 목적과 대상 그리고 행동방침 등을 준수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의 규모와 확산 범위 그리고 정도에 따라 역내비상계획이 보완 및 수정 여지가 있는 가운데 본 계획은 5개의 영역별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3개의 핵심 분야와 2개의 우선사업을 통해 지역단위 그리고 다층적 영역별 국가단위 협력이 마련되었다. 중미-도미니카공화국 자연재해공동방지센터(CEPREDENAC)3)는 본 5개의 주제와 관련하여 중미-도미니카공화국(SE-COMISCA) 보건장관 위원회와 공동으로 본 사업을 구현 및 종합적 관리를 맡는다. 5개의 영역별 주제는 다음과 같다.

3개의 핵심 분야
(1) 보건과 위험관리(Health and Risk Management)
(2) 무역과 금융(Commerce and finance)
(3) 안전, 정의, 이주(Safety, Justice, and Migration) 

2개의 우선사업 주제 
(4) 전략적 커뮤니케이션(Strategic Communication)
(5) 국제협력 관리(Management of International Cooperation)

더불어, CEPREDENAC은 SICA 회원국별 그리고 역내 전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의 증감 정도의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며 핫라인 번호가 기재된 코로나19 대시보드(Dashboard)를 제작 및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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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SICA의 전방위적 공동 대응 가운데 중미 지역 국가별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 수는 다소 차이가 있다. 아래 <표 1>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8월 현재 도미니카공화국과 파나마가 확진자와 사망자 수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파나마는 인구 백만 명당 확진자 및 사망자 수가 각각 1만 7,038명과 372명으로,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각각 383명과 5명인 벨리스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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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했던 2020년 3월 12일을 기점으로 중미 지역의 코로나19감염추이를 확인해 보면, 파나마가 확진자 14명, 코스타리카가 17명 정도이고 중미 타 국가에서는 거의 코로나19 감염자를 확인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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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팬데믹으로 전환된 코로나19를 계기로 SICA 역내 협의체를 활용한 중미 지역 차원의 선도적 대응에 대한 가시적 성과는 미흡한 면이 있다. 국가별 인구밀도, 산업화 및 도시화율, 그리고 이에 따른 국가별 격리조치 강도의 차이 등 사회경제적 조치와 기본적인 사회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SICA 차원의 공동대응 방침이 정해지고 합의가 이뤄졌지만 코로나19의 확산을 온전히 차단하거나 최소화 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나가며
“우리는 국가별 코로나19 사태 확산 현황을 파악하고 역내 단위의 공동의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우리는 지역단위의 공동 노력으로 코로나 사태ㅔ 대처하며 대응할 것이다...역내 단위로 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코로나 19의 팬데믹 전환 후, 중미 역내 차원의 선도적 대응으로 개최된 SICA 화상회의에 참여한 각국 정상들의 (일부)전언이다. 이처럼 각국 정상들이 코로나19의 확산과 그 심각성을 공유하며 초기 확산지역인 아사아와 유럽의 대응 사례를 거울삼아 역내 감염에 신속히 대응 할 수 있었다. 아직까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SICA 회원국별 코로나 관련 통계적 수치만으로 역내 단위의 협력 유의미성을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국가별 감염자와 사망자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SICA 회원국이 속해있는 중미-도미니카공화국만의 쟁점이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차원의 구조적 문제에서 그 실타래를 찾아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촉진하는 지역적 특수 요인은 빈곤과 불평등, 비공식 노동, 정치적 리더십 등 구조화된 라틴아메리카적 맥락 가운데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4)

SICA를 위시한 중미 국가들의 근본적이고도 구조적인 문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확인된 우리나라의 체계적인 재난대응역량에서 일정부분 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즉 SICA는 우리나라와 남남협력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코로나19로 전세계적 관심을 받은 방역모델과 같은 기능적 접근을 활용할 수 있다(정책브리핑 06/12/20). 우리나라 방역체계가 전세계적 모범사례로 국제규범화의 일면이 보이며(CNBC 04/23/2020), 코로나19라는 위기에 효과적 대처를 통해 소프트 파워, 즉 방역선도국으로서의 가치가 창출되고, 연성권력(Soft Power)이 증대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SICA 회원국간 ‘상생협력’과 연대라는 가치하에서 한-SICA 다자간 대화협의체5) 프레임을 바탕으로 ‘언택트’ 시대 우리나라의 ICT를 활용한 소통과 연결인 기술적 온택트(Ontact)와 아울러 따뜻한 ‘온(溫)택트’가 되길 기대해 본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 라틴아메리카 국제개발협력이 남미지역에만 치중되어 있는 만큼 SICA의 중미지역의 국가를 집중협력대상국으로 선정한다면 중미지역을 위시로 하는 라틴아메리카에 외교 지평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각주
1) 중미통합체제(SICA)는 1991년 테구시갈파(중미기구헌장)를 채택하며 1993년 2월에 결성한 경제정치통합체제임. 회원국으로는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파나마, 벨리즈(2000년 가입) 그리고 도미니카공화국(2004년 가입)으로 모두 8개국으로 구성되어 있음.
2) 센다이 프레임워크는 “효고 행동강령(Hyogo Framework for Action 2005-2015)"의 후속 전략으로 2015년 3월 일본 센다이시에서 개최된 제69차 총회에서 재난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위한 로드맵임. 유엔재난 위험경감사무국(UNDRR)이 본 프레임워크을 구현하며 후속 조치 및 검토를 지원하는 임무를 맡음.
3) 1993년 10월에 설립된 중미-도미니카공화국 자연재해공동방지센터(CEPREDENAC)는 이 지역 자연재해 방지를 위한 다양한 역할 수행과 더불어 지역의 위험관리 업무를 담당함. 
4) 코로나19 감염사태, 전파 및 확산 추이 등과 이상과 같은 변수간의 상관관계는 추후 연구를 통해 진행할 예정임.
5) 1996년 9월 김영삼 대통령 과테말라 방문계기시 중미 5개국 정상과 한-SICA 대화협의체 설립 함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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