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영철 작성일 : 2012-07-05 13:19:34 조회수 : 1,513
국가 : 브라질

2012년 리베르따도르는 브라질의 꼬린챤스(Corinthians)의 우승으로 끝났다. 상파울루(Sao Paulo)의 빠까엠부(Pacaembu) 경기장에서 아르헨티나의 전통 강호 보까주니오르와 경기를 펼쳐 2:0으로 승리했다. 두 팀의 경기력으로 보면 꼬린챤스의 완승이라 할 수 있다. 두 팀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많은 펜을 가진 팀으로 경기력만큼이나 인기가 높은 팀이다. 브라질에 도착하자 마자 TV를 통해 두팀간의 경기에 대한 예고와 브라질의 꼬린챤스가 역사적인 무패 우승을 할 것이라는 보도를 보았다. TV보도에는 일본의 방송과 한국의 MBC가 보도진을 보내 현장을 스케치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것을 보고 일본과 한국의 축구 열기도 대다하다고 생각하면서 경기 결과에 대한 궁금증은 점점 증가했다. 

 

Jogadores do Corinthians entraram para a história do clube com a vitória por 2 a 0 sobre o Boca  Foto: Léo Pinheiro/Ter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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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내용

양팀간의 경기는 팀간의 경쟁과 국가간의 라이벌 의식이 중첩되어 그야말로 브라질인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파울리스따(Paulista)인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꼬린챤스는 브라질에서 가장 인기가 많고 특히, 파울리스따들이 가장 좋아하는 팀이다. 그래서 오늘 하루 상파울루는 꼬린챤스를 위한 도시였다. 

전반전은 창과 방패의 싸움이었다. 꼬린챤스의 에메르송(Emerson)과 보까 주니오르의 리껠메(Riquelme)의 싸움이었는데, 대체적으로 전반전은 방패인 리껠메가 우세한 경기였다. 보까주니오르의 중원을 지휘하고 있는 리껠메가 효과적으로 꼬린챤스의 공격을 봉쇄하면서 꼬린챤스의 유효슈팅이 3개에 불과했는데, 이것은 보까주니오르의 전략이 적중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꼬린챤스는 전반전에 끊임없이 좌우 공간을 활용해 공격했지만 효과적으로 침투하지 못했다. 이런 경기흐름은 아르헨티나의 골기퍼가 동료와 부딪혀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바뀌었다. 이때부터 안정적으로 수비를 유지해오던 보까주니오르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전반전은 선 수비 후 공격 전략으로 나온 보까 주니오르가 우세한 경기였다. 경기 자체는 너무나 박진감 넘쳐 45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승패는 후반전에 갈렸다. 미껠메가 나이가 들어 체력적인 열세를 보이면서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문전 혼전 속에 에메르송이 가슴으로 트래핑한 다음 강력하게 골문을 향해 슛을 날렸고 골기퍼는 손 쓸틈도 없이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 골을 들어간 후에 보까주니오르는 다소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는 중에 보까의 수비수가 백패스를 시도하다 에메르송에게 인터셉트 당하고, 에메르송이 중앙선에서 치고들어가 차분하게 골기퍼의 오른쪽으로 밀어 넣어 골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경기의 승패가 결정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보까주니오르는 골을 넣기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이미 경기 흐름이 꼬린챤스로 완전히 넘어가 다소 맥빠진 경기를 펼쳤다. 두 골이 연속으로 들어가자 경기장의 응원석은 야단이 아니였는데, 꼬린챤스의 응원가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보까주니오르로는 다소 아쉬운 경이였지만 후반전에 집중력을 보여준 꼬린챤스의 완승이었다.


 Sempre marcado pela união, o elenco corintiano festejou junto o primeiro título da história do clube na Libertadores  Foto: E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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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로 시작한 하루 축구로 마무리 하다.

브라질에 도착한지 이틀 밖에 되지 않아 아직 시차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시차에 적응하지 못하면, 일찍 잠자리에 들어 너무 일찍 일어나거나,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낮에 잠을 자는 경우인데, 오늘은 너무 일찍인 6시도 되기전에 일어났다. 이 시간에 일어나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한국에서는 누리지 못하는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TV를 켰는데, 빠까엠부 경기장 주변에서 리포터가 경기장 주변 상황을 스케치하고 있고, 응원나 온 사람들과 작은 이벤트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역시 브라질이야.. 하고 여기면서 오늘 하루는 축구로 살겠구나!했다. 역시나 오늘 하루는 축구였다. 그때부터 시작된 폭축 터지는 소리는 지금 새벽 2시 40분을 넘어가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보니 역시 시차적응에 실패했군!!! 상업중심지인 파울리스따 거리(Av. Paulista), 중심가인 세광장(Praca de Se) 등에서 모두가 축구이야기를 하고, 꼬린챤스 응원가를 목소리 높여 부르고 있다. 역시 브라질이다. 우리나라라면 말그대로 그들만의 리그 혹은 경기가 될 것인데,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가 그랬다. 클럽축구대회 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보내는 응원은 대단하다. 지금도 TV를 켜두고 있는데 화면에 꼬린챤스 감독인 찌찌(Tite)가 생방송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리고 길거리 응원을 했던 빠까엠부 경기장 주변,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아넴비(Anhembi)에서도 응원단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고, 폭축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곳에서는 여전히 경기는 끝나지 않았고, 축구에 대한 이야기, 꼬린챤스의 새로운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며 아침을 맞을 것이다. 

오늘은 꼬린치아누들이 상파울루를 점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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