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9-02-13 13:22:05 조회수 : 328
국가 : 베네수엘라 언어 : 한국어 자료 : 정치
출처 : 연합
발행일 : 2019-02-13
원문링크 : https://www.yna.co.kr/view/AKR20190213005251087?section=international/centralsouth-america
과이도, 군부에 정권 이탈 재촉구…마두로, BBC 인터뷰서 "美, 극단주의 갱단"
베네수엘라 반정부 집회에 참여한 야권 지지자들 [로이터=연합뉴스]
베네수엘라 반정부 집회에 참여한 야권 지지자들 [로이터=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휩싸인 베네수엘라에서 해외 원조 반입을 놓고 다시 한번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원조를 미국의 개입 명분 만들기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대하는 가운데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반입 마감 시한을 제시하면서 '결전'을 벌일 태세다.

과이도 의장은 12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청년의 날을 기념하고 원조 물품 국내 반입 허용을 촉구하려고 열린 대규모 반정부 집회에서 "군부가 식품과 의약품 등의 부족으로 곤궁에 처한 국민을 위해 인도주의 원조 물품의 반입을 허용해야 한다"며 "원조가 오는 23일 국내로 반입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AF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긴급 식량과 의약품이 콜롬비아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카라반(떼를 지어 이동하는 대상 집단)을 조직하는 중"이라며 "군인들은 헌법과 인류애의 편에 서라"며 군부의 지지를 거듭 촉구했다.

과이도 의장은 원조물품 반입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야권이 물품을 보호하기 위해 호위할 것이라고도 했다.

과이도 의장이 제시한 23일은 그가 대통령이 권력을 찬탈할 경우 국회의장이 이를 대신할 수 있다는 헌법 규정을 들어 과도정부의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지 꼭 한 달째 되는 날이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원조 반입을 재차 거부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친정부 맞불 집회에서 "베네수엘라에는 인도주의 위기가 없다"면서 "우리는 거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모두는 평화를 원한다"며 "전쟁을 위한 북은 저리 가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 BBC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미 행정부를 '극단주의자 갱단'(gang of extremists)이라고 규정하고 자국이 겪는 위기의 원인을 미국 탓으로 돌렸다.

마두로 대통령은 "그들(미국)은 베네수엘라를 장악하기 위해 전쟁을 도발하고 있다"면서 "인도주의적 원조는 미국의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구호물품의 국내 반입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여야는 지난 7일 이후 미국이 지원한 2천만 달러 상당의 인도주의적 구호 물품 100t을 두고 정면 대립하고 있다. 미국의 원조물품은 현재 콜롬비아 쿠쿠타의 창고에 쌓여 있는 상태다.

과이도 의장을 비롯한 야권은 많은 국민이 식품과 의약품, 기초 생필품 부족 등으로 고통받는 만큼 외국의 원조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마두로 정권은 미국 등 외세의 개입을 초래할 수 있다며 콜롬비아와의 국경 다리에 유조 탱크 등 장애물을 설치하고 구호 물품 반입을 막고 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야권은 원조를 통해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의 우호적인 지지를 끌어내고 원조 물품 반입을 막는 군부에서 동요가 일어나기를 내심 바란다.

야권과 미국 등은 베네수엘라와 국경이 접한 콜롬비아 쿠쿠타 외에 브라질 북부와 공개되지 않은 카리브해 섬나라에 원조 물품 저장센터를 운영할 방침이다.

그러나 마두로 정권은 미국이 경제난의 주요인 중 하나인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우선이며 원조를 계기로 미국이 군사 개입 등 내정간섭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을 우려한다.

미국이 '민주주의 회복' '인도주의 위기 해소' 등을 표면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진짜 속셈은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비롯해 금, 천연가스 등 천연자원 이권을 통제하기 위해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게 베네수엘라 정부의 판단이다. 이런 이유로 마두로 정권은 미국의 원조를 '트로이 목마'로 보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러시아는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군사 개입 가능성을 강력히 경고하고 유엔 내 해결을 촉구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세르게이 라프로프 외무장관 명의의 성명을 내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포함해 국제법에 반하는 어떠한 방식의 베네수엘라 내정간섭에 대해 경고한다"며 "유엔 규정에 따라 베네수엘라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성명은 최근 미국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3일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한 군사력 사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싶지 않지만, 그것은 하나의 옵션"이라고 밝힌 바 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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