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8-02-23 16:22:28 조회수 : 520
국가 : 베네수엘라 언어 : 한국어 자료 : 경제
출처 : 경향신문
발행일 : 2018-02-22
원문링크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2220800001&code=970201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가상통화 ‘페트로’를 발행하면서 관련 서류를 읽고 있다. 카라카스|로이터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가상통화 ‘페트로’를 발행하면서 관련 서류를 읽고 있다. 카라카스|로이터연합뉴스

베네수엘라의 가상통화 ‘페트로’가 20일(현지시간) 발행됐다. 첫날에만 거의 8000억원 어치가 팔렸다. 국가가 가상통화를 발행한 것은 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국가 가상통화 ‘페트로’의 사전 판매가 시작된 지 20시간 만에 7억3500만 달러(7914억원)어치의 주문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페트로’는 이날 발행돼 사전 판매에 들어갔다. 다음달 19일까지 3840만 페트로가 판매된다. 이후 4400만 페트로가 추가로 경매에 나온다. 국가가 가상통화를 발행한 첫 사례다. 에스토니아나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 등도 비슷한 계획을 발표한 바 있지만 실제로 발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페트로의 가격은 60달러로 책정됐다. 이후 유가에 따라 변동된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매장량에 기반에 발행됐기 때문이다. 지하자원으로 가상통화의 가치를 보증한다는 취지다. 국가나 기관에 종속되지 않는 기존 가상통화와 달리 거래는 국가가 관장한다. 발행량 역시 국가가 정한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총 1억 페트로를 발행할 계획이다. 다른 가상통화처럼 ‘채굴’을 허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사용자들이 모두 동의할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다. .  

‘페트로’는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 속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다.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2784%에 달했다. 가치가 폭락한 볼리바르화로는 생필품을 수입하거나 외채를 갚을 수 없다. 달러가 필요하지만 외화수입의 90%이상을 차지하는 석유 수출 수입도 저유가와 생산량 감소로 급감했다. 달러화를 빌릴 수도 없다. 지난해 8월 미국은 자국의 금융기관이나 개인이 베네수엘라와 거래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소비재 상당수를 수입에 의존하는 베네수엘라는 극심한 생필품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가 가상통화 ‘페트로’다. 판매를 통해 달러화를 충당하고, ‘페트로’ 자체를 거래 수단으로 삼아 미국이 장악한 세계 금용 시스템을 우회하겠다는 것이다. 

가상통화 이미지/연합뉴스

가상통화 이미지/연합뉴스

그러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많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자원으로 가치가 보증되는 만큼 다른 가상통화보다 안정적이라며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주식처럼 법적으로 권리가 보장되는 게 아니라 집권자의 약속으로 ‘보증’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투자에 위험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석유 생산량 감소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제때 석유를 제공할 수 있을 지, 시추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페트로’의 가치를 보증하는 석유는 은행 금고가 아닌 베네수엘라의 땅 속에 있다”고 한 투자 전문가는 말했다.


사실상 ‘미래에 쓸 자원까지 담보로 잡혀 빚을 얻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정부가 의회 의결도 거치지 않고 ‘사실상 국채 발행’을 한 것이라며 ‘페트로’의 발행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미국도 “사실상의 채권 발행으로, 베네수엘라와의 금융 거래 금지 조치 위반에 해당한다”며 “페트로에 투자하는 개인이나 기관에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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