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7-08-02 09:17:57 조회수 : 972
국가 : 브라질 언어 : 한국어 자료 : 사회
출처 : 경향신문
발행일 : 2017/07/30
원문링크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7300800001&code=970201
원문요약 : 살인자가 된 빈민가의 아이, 현실이 된 영화 <시티 오브 갓>의 비극
2002년 개봉한 브라질 영화 &lt;시티 오브 갓&gt;의 한 장면. 왼쪽에서 여섯번째 푸른색 셔츠를 입은 소년이 이반 다 시우바 마르틴스다. 리우데자네이루 경찰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마르틴스를 경찰 살해 용의자로 수배했다.

2002년 개봉한 브라질 영화 <시티 오브 갓>의 한 장면. 왼쪽에서 여섯번째 푸른색 셔츠를 입은 소년이 이반 다 시우바 마르틴스다. 리우데자네이루 경찰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마르틴스를 경찰 살해 용의자로 수배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서쪽 외곽에 ‘신의 도시(Cidade de Deus)’라 이름 붙은 파벨라(빈민가)가 있다. 2002년 개봉한 <시티 오브 갓>은 이 지독히도 역설적인 이름의 파벨라의 삶을 그린 영화다. 빈곤과 마약의 늪에 잠겨 살인과 폭력이 일상처럼 벌어지는 이곳에서 아이들은 책이 아니라 총과 함께 자란다.  

<시티 오브 갓>을 연출한 페르난도 메이렐레스는 영화 아역들 대부분을 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에서 섭외했다. 이반 다 시우바 마르틴스도 그런 아이들 중 하나였다. 당시 19세였던 마르틴스는 10대 갱 조직원으로 영화에 나왔다.  

■경찰 살해범이 된 ‘시티 오브 갓’의 아이  

15년이 지났다. 34세가 된 마르틴스는 영화 속 주인공 ‘리틀 제(제 페게누)’처럼 파벨라의 마약상으로 자랐다. 지금 리우데자네이루의 또 다른 빈민가 비디갈에서 그는 ‘끔찍한 이반’으로 불린다. 지역 마약밀매조직 대장이 됐고, 전과도 수두룩하다. 27일(현지시간) 경찰은 지난 23일 비디갈에서 벌어진 경찰관 살해 사건 용의자 3명 중 1명으로 마르틴스를 지목했다. 숨진 사람은 46세의 우손 아라우조 경사. 올해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살해된 91번째 경찰관이었다. 

마르틴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시티 오브 갓> 촬영이 끝난 2001년 8월, 마르틴스는 총을 들고 차를 훔친 혐의로 체포됐다. 메이렐레스 감독도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일간 글로보 인터뷰에서 “촬영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르틴스가 체포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하지만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와 다른 아이들 모두 자신의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메이렐레스는 마르틴스가 경찰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사실을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대단히 슬프다”고 말했다.  

마르틴스는 2002년 개봉 당시 영화를 보지 못했다. 감옥에 있었기 때문이다. 2013년 나온 다큐멘터리 영화 <시티 오브 갓 - 10년 후>에서 마르틴스는 “생일 바로 전날 출소했다. 나는 곧장 가족과 함께 그 영화를 봤다. 감옥에 있느라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화는 전세계 42개국에 개봉해 3000만달러 수익을 거뒀다. 평단의 찬사가 이어졌다. 2004년 아카데미영화제 4개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마르틴스의 삶은 바꾸지 못했다. 

“내 삶이 왜 이 모양인지 스스로 물어봤다. 난 늘 싸웠다.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영화에 출연했지만 돈은 전혀 벌지 못했다. 영화가 세계적으로 얼마나 성공했는지는 내게 전혀 쓸모가 없었다.” 

■영화 개봉 후 15년, 아이들의 엇갈린 인생  

<시티 오브 갓>의 아이들 모두가 마르틴스 같은 삶을 산 것은 아니다. 앨리스 브라가(33)는 <시티 오브 갓> 이후 헐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배우가 됐다. 몇년 전에는 슈퍼스타 윌 스미스와 함께 영화 <나는 전설이다>에도 출연했다.  

<시티 오브 갓>의 아이들 중에서도 가장 나이가 어렸던 더글러스 시우바(29)와 달란 쿠냐(29)는 2007년 개봉한 후속작 <시티 오브 맨>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시우바는 지금도 현지 인기 방송 프로그램에 고정으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다른 많은 아이들은 브라가나 시우바, 쿠냐 같은 행운을 누리지 못했다. 루벤 사비누 시우바는 영화 개봉 이듬해 절도 혐의로 체포됐다. 상파울루에서 노숙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시우바는 다시 배우가 되려 애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나르두 시우바는 마약에 중독됐고 강도질로 생계를 꾸렸다. 다행히 지금은 마약을 끊고 리우데자네이루의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다. 


<시티 오브 갓>에 주인공 제 페게누로 출연해 지금도 연기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레안드루 피르미누(39)는 글로보에 “교육과 일자리 없이는 아무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함께 영화에 출연했던 마르틴스를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는 피르미누는 “왜 그가 그런 선택을 했는지 슬프다. <시티 오브 갓>에 출연한 아이들 모두 어떻게든 올바른 삶을 살 기회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마르틴스의 가족과 이 사회가 그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는 의문이다. 그가 그런 선택을 한 건 불행한 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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