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Latin America 작성일 : 2017-07-14 16:30:23 조회수 : 606
국가 : 베네수엘라 언어 : 한국어 자료 : 경제
출처 : 한경비즈니스
발행일 : 2017/07/12
원문링크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50&aid=0000044740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자기도 모르게 쌓이는 마일리지가 주는 재미가 쏠쏠하다. 카드사들은 자사가 제공하는 마일리지나 포인트가 현금과 같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래서인지 최근 KB국민카드는 자사 마일리지를 비트코인으로 환급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비트코인 시세보다 대략 5% 정도 비싸지만 비트코인이 처음인 고객들에게 부담 없이 비트코인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항공사의 마일리지도 비트코인으로 환급해 주는 날이 곧 올 수 있다. 기업들이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제공하는 마일리지 포인트를 비트코인으로 전환해 주기 시작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국경이 없는 비트코인은 세계적으로 각국의 외환 관련 규제를 파괴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기업들이 제공하는 유가증권에 막강한 유통성을 부여한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사람들은 아직 많지 않다. 쉽게 말해 비트코인을 사용하면 백화점 상품권이나 기업체의 고객 마일리지가 화폐처럼 지구적으로 통용될 수 있다. 

아이페이유(iPayYou)라는 회사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회사가 제공하는 플랫폼을 사용하면 아마존·스타벅스·베스트바이·아이튠즈의 상품권이나 쿠폰을 비트코인으로 구입할 수 있다. 아마존은 아직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아이페이유 때문에 사실상 비트코인 온라인 쇼핑몰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페이유의 최고경영자(CEO)인 진 카브너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중역을 거친 인물이다. 이에 따라 아이페이유의 접근을 허용한 아마존의 의도를 읽는 것은 어렵지 않다. 카브너 CEO에 따르면 아마존은 전 세계 고객들이 아마존을 편리하게 이용하는 데 장애가 되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데 큰 관심이 있고 카브너 CEO는 비트코인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다리’ 걸치면 아마존에서도 사용 가능

비트코인으로 아마존의 상품권이나 스타벅스의 카페라테 쿠폰을 구입하는 것이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것보다 편리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상적이라면 비트코인이 현금이나 신용카드보다 나은 점이 별로 없다. 하지만 특수한 나라에서는 이 서비스가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낸다. 

정치적인 위기가 날로 심화되고 있는 베네수엘라를 살펴보자. 이 나라에서는 비트코인과 아마존 상품권의 연결이 생필품을 안정적으로 구하는 방법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회주의식 가격 통제와 원유가 하락에 의한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베네수엘라의 슈퍼마켓이나 약국에는 물건이 거의 없다. 암시장이나 도둑 채굴을 통해 얻은 비트코인으로 아마존 상품권을 구입하고 온라인 주문이나 미국에 살고 있는 친척을 통해 상품을 받는다. 

미국의 인터넷 언론사인 리즌닷컴은 베네수엘라의 교사인 리카르도(가명)의 사례를 소개했다. 현직 교사인 리카르도는 지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위해 비트코인을 몰래 채굴하고 있고 “비트코인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베네수엘라의 비트코인 사용액은 10배 이상 증가했다. 그 사이 베네수엘라의 페소화 가치는 극적으로 떨어졌다. 인플레이션율이 무려 1600%에 이른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비트코인 채굴이 활발한데 그 이유는 국가가 전기료를 보조하기 때문이다. 물론 국가가 보조하는 전기로 비트코인을 채취해 사익을 취하는 행위 자체는 불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의 채굴자들은 늘어만 가는 상황이다. 베네수엘라의 채굴자들은 감옥에 감금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적발돼도 수사관들과의 타협이 그다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적 위기를 겪거나 경제가 파탄으로 치닫는 나라일수록 자국민이 달러와 같은 외환을 소유하지 못하게 한다. 달러가 아무리 많아도 은행권에 한 번 들어가면 되찾을 수 없다. 은행권을 통하지 않고 달러를 외국에 보내 물건을 주문하는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지하조직의 신의에 의지해야 하기 때문에 선량한 시민으로서는 내키지 않는 모험을 감수해야 한다. 사정이 이러니 인터넷을 통해 해외로부터 물건을 받을 수 있는 아마존 상품권은 사실상 현금과 같고 아마존 상품권 구입을 가능하게 하는 비트코인의 지위도 달러에 버금간다.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화폐로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책임 있는 주체가 비트코인의 가치를 보장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마일리지나 포인트는 제공하는 기업이 상품과의 교환 권리를 보장해 주기 때문에 대중이 수월하게 화폐로 받아들일 수 있다. 다만 정부 차원의 강력한 규제 때문에 아무리 유력한 기업의 마일리지라도 달러와 같은 국가 화폐의 지위에 도전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아무런 가치도 보장하지 않는 비트코인과 이런 포인트가 교환되기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조금의 상상력을 발휘해 보자. 한국 기업의 마일리지나 포인트가 비트코인으로 사고 팔리기만 한다면 그 마일리지나 포인트가 지구촌 어딘가에서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화폐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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