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Latin America 작성일 : 2017-03-21 18:36:49 조회수 : 407
국가 : 쿠바 언어 : 한국어 자료 : 사회
출처 : 경향신문
발행일 : 2017/03/20
원문링크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3201933001&code=970201

지난 2월18일 콜롬비아 서남부 작은 마을 몬타니타에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소속 게릴라 300명이 도착했다. 52년 내전을 끝낸 콜롬비아 평화협정을 이행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반군의 무장해제를 위해 유엔이 만든 ‘그린존’에 들어온 마지막 반군이었다. 지난해 11월 말 콜롬비아 정부와 FARC가 체결한 평화협정 개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전역에 흩어져 있던 반군 6900명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이들은 배를 타거나 차를 타고 때로는 걸어서 밀림을 헤치고 산을 넘어 유엔이 설치한 무장해제 캠프 26곳을 향했다. 반군들은 여기서 지니고 있던 무기를 모두 유엔에 넘겨주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직업교육을 받는다. 그러나 수년 또는 수십년간 사회와 괴리돼 총을 들었던 사람들에게 새 삶을 시작하는 일은 막막하다.  

평화협상을 중재했던 쿠바가 나섰다. 20일(현지시간) 남미 언론 온쿠바, 텔레수르 등에 따르면 쿠바는 반군을 상대로 한 해에 200명씩 향후 5년 동안 무료로 의학교육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호세 루이스 폰세 콜롬비아 주재 쿠바 대사는 지난 13일 콜롬비아 정부와 FARC에 서한을 보내 이 같은 제안을 알렸다.  

200명 중 100명은 반군, 나머지 100명은 콜롬비아 정부가 선발한 민간인의 몫이다. 반군에 가담했다가 무장해제됐거나 반군에 의해 난민이 되거나 오랜 내전으로 삶이 어려워진 콜롬비아 청년이 대상이다. 이들은 올해 9월부터 시작되는 2017~2018년 학기부터 공부를 시작한다. 

남미 좌파진영의 ‘맏형’ 격인 쿠바가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을 아바나의 협상 테이블에 앉혀 협상을 타결시킨 데 이어 반군의 낙오를 막기 위해 쿠바의 자랑인 ‘의료 외교’까지 동원한 것이다. 평화협상 반군 측 대표였던 이반 마르케스는 지난 16일 트위터에 “콜롬비아의 내전 후를 위한 쿠바의 조치는 순수한 인류애의 몸짓”이라며 “콜롬비아에 애정과 연대를 보여준 라울 카스트로 혁명평의회 의장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적었다.  

쿠바는 1959년 혁명 후 전 국민 무상 의료를 실시하고 환자 1000명당 의사 수가 7.5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의료 선진국이다. 정부가 1999년 설립한 국제학교인 라틴아메리카 의과대학(ELAM)은 그 상징과 같은 곳이다. 전 세계 84개국 출신 의사 2만5000여명이 이 학교에서 배출됐다. 학비는 전액 무료다. 주로 남미, 중동, 아프리카 지역 빈국의 저소득층 학생을 우선적으로 기회를 준다. 미국 학생 200명도 쿠바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FARC 지도자인 로드리고 론도뇨도 1982년 FARC에 가담하기 전 러시아와 쿠바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세계의 최장기 내전 중 하나였던 콜롬비아 내전은 지난해 9월26일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과 론도뇨가 평화협상에 서명하면서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다음달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다. 반인권적 잔혹행위를 일삼은 반군에게 사면과 정치 참여를 보장한 안에 국민적 거부감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양측은 11월24일 반대파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협정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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