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1-05-16 10:44:10 조회수 : 712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EPA=연합뉴스,자료사진)

 

對칠레 태평양 진출 협상 전략 일환..국제 제소 가능성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미디어 애국주의'를 주장하고 나섰다. 내륙국 볼리비아가 태평양 진출 문제를 놓고 벌이는 칠레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는 의도다.

   13일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모랄레스 대통령은 모든 미디어가 볼리비아 정부의 태평양 출구 확보 노력을 지지하는 '애국적 열기'를 보일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포고령을 전날 발표했다.

   포고령은 "언론과 공공단체, 군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대국민 교육을 강화하고 볼리비아의 해양 주권 회복에 관한 애국적 열기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국민 교육 메시지는 정부가 제작해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고령은 또 방송 매체에 대해 매주 월~금요일 방송 시작과 종료 시각에 해군 행진곡을 방송하고, 해마다 3월 23일을 앞둔 한 주 동안에는 행진곡을 하루 두 차례씩 방송하도록 했다. 3월 23일은 19세기에 벌어진 '태평양 전쟁'에서 볼리비아가 칠레에 패배한 날이다.

   1879~1883년 칠레와 볼리비아-페루 연합군 간에 벌어진 태평양 전쟁은 아타카마 사막을 둘러싼 영토 분쟁이었으며, 당시 칠레 군은 볼리비아 리토랄 지역을 점령하고 페루 남부 지역을 침공했다. 1881년에는 칠레 군이 페루 수도 리마를 장악하기도 했다.

   이후 1883년 3국 간에 평화협정이 체결돼 볼리비아는 400㎞에 달하는 태평양 연안을 상실하고 내륙국으로 전락했고 페루는 항구도시 아리카와 타크나를 칠레에 넘겨주었다.

   볼리비아와 칠레는 전쟁의 후유증으로 오랜 기간 소원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1962년 이래 서로 대사관을 두지 않고 있다. 1975~1978년 사이 잠깐 대사관을 설치했다가 폐쇄했다.

   2006년 중도좌파 성향의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과 모랄레스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볼리비아의 태평양 진출을 위한 협상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기도 했으나 칠레에서 지난해 3월 중도우파 성향의 피녜라 대통령이 취임한 뒤로는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한편,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 3월 "볼리비아의 태평양 진출 노력에 대해 칠레 정부는 성의 있는 답변을 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국제 제소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태평양 출구를 확보하려는 볼리비아의 노력이 수십 년째 계속되고 있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국제기구와 국제중재재판소를 통해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언론 회견을 통해 "볼리비아의 요구 사항은 협상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으며, 이에 따라 국제 제소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에 따라 지난달 태평양 진출 문제를 전담할 기구를 설치하고 루벤 사베드라 국방장관을 책임자로 임명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5/13 22:48 송고

원문보기 :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1/05/13/0607000000AKR201105132174000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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