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1-05-03 14:00:40 조회수 : 896
관타나모 수용소 캠프 5 독방
(관타나모 美해군기지<쿠바>=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미국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면서 설치한 쿠바 내 관타나모 수용소의 캠프 5내 독방 수감시설의 모습. 2011.5.3 <<

수용소 사령관 "인권 침해는 옛날 얘기"
종교 존중.도서관.최신 의료서비스 제공
일부 수감자 경비 폭행.항의 시위 계속

(관타나모 美해군기지<쿠바>=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그동안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관타나모 기지의 테러용의자 수용소는 기지 남동쪽 해변에 나란히 자리 잡고 있었다.

   2002년 1월11일 아프간전에서 생포된 20명이 이송돼 처음 수감됐던 북동쪽의 캠프 X-레이는 1년여 뒤인 2002년 4월 폐쇄돼 잡초만 무성했고, 현재 핵심 수용소로 활용되는 캠프 델타는 지난 2002년 4월 남동쪽 해변에 완공됐다.

   대부분의 수감자가 수용된 `캠프 델타'로 이어지는 1차선 도로 1㎞ 전방에는 무장 경비병들이 수용소로 향하는 차량을 철저하게 검문 중이었고, 수용소 담에는 `자유수호를 위한 명예구역'(Honor bound to defend freedom)이란 문구가 쓰여있었다. 캠프 델타 인근에는 또 위구르족 출신 중국인 수감자들이 수용된 `캠프 이구아나'가 있다.

   캠프 델타에는 모두 170명의 수감자가 수용돼 있지만 그동안 이곳을 거쳐 간 수감자는 약 700여명. 수용소는 7-8중의 철조망과 높은 담 그리고 푸른색 천으로 가려져 있어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게 돼 있고, 곳곳에는 높은 망루 위에 경비초소가 설치돼 있었다.

   캠프 델타 중에서 캠프 1-3은 예비용으로 남은 가운데 캠프 4는 수용소 규칙을 잘 따르는 수감자들이 10명씩 공동생활을 하는 곳으로, 흰색 옷을 입고 있다. 이곳 수감자들은 수용소 바로 옆에 딸린 야외 운동시설에서 탁구, 배구, 축구 등을 할 수 있으며, 수용소 측이 제공하는 각종 영어학습 클래스 등도 수강할 수 있는 등 많은 자유가 주어진다.

관타나모 수용소 캠프 5 정문
(관타나모 美해군기지<쿠바>=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미국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면서 설치한 쿠바 내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매우 위험한 테러 용의자들을 독방에서 관리하는 캠프 5 정문의 모습. 2011.5.3 << 국제뉴스부 기사 참조 >> ash@yna.co.kr


   하지만 캠프 4와 바로 길 하나를 두고 마주 보고 있는 캠프 5, 6은 각각 2004년과 2006년 인디애나주 및 미시간주 연방교도소를 모델로 해서 새로 지어진 최신 수감시설. 특히 캠프 5의 경우 수용소 지시에 잘 따르지 않고, `매우 위험한' 테러 용의자들을 독방에서 특별 관리하는 시설이다.

   5-6중의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출입문 서너 개를 지나 들어선 캠프 5 중앙에는 수감자들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 모니터실이 위치해 있고, 이를 중심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독방 수감시설이 잇따라 연결돼 있었다. 가로, 세로 2m 크기의 독방에는 작은 침상과 담요, 의류와 신발 등이 마련돼 있었고, 입구에는 수세식 변기와 작은 세면대도 보였다. 수감자들은 경비병들이 배급하는 식사를 독방에서 혼자 먹으며 수감자들은 모니터실 입구에 별도로 준비돼 있는 샤워실과 TV 시청실을 이용할 수 있다.

   기자는 캠프 5에서 캠프 6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옥외 닭장처럼 생긴 철망 속에 마련된 옥외 운동시설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밖을 내다보고 있던 수감자 2명을 목격하기도 했다.

   캠프 6내 일부 수감자는 유리창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보는 기자를 개의치 않은 채 TV를 시청하고 있었고, 한 수감자는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복도를 오가는 모습도 보였다.

   수감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수용소 폐쇄방침을 밝힌 2009년 1월 40여명이 단식농성을 벌이며 수용소의 폐쇄를 촉구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도 일부 수감자들은 "더 수용소에 있을 이유가 없다"며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한다는 게 경비 관계자의 설명.

관타나모 수용소 `캠프 델타'도서관
(관타나모 美해군기지<쿠바>=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쿠바 미 해군기지내에 있는 관타나모 수용소 `캠프 델타' 내에 있는 도서관 모습. 아랍어로 된 책들이 보인다. ash@yna.co.kr 2011.5.3


   일부 수감자들은 경비병에게 오줌을 갈기거나, 욕설을 하는 등 공격적인 행위를 하는 사례도 있다. 최근에도 빈도는 줄었지만 이런 행태가 가끔 발생한다고 한다. 한 경비병은 "수감자들의 모욕적 행위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스노클링 등 취미생활을 통해 해소한다"고 전했다.

   기자가 수용소를 방문한 5월 말 미국 언론에서는 과거 수용소에서의 인권침해 논란과 수용소 측의 수감자 자체평가의 오류 등에 관한 보도가 잇따르고 있었다. 하지만 수용소측은 인권침해 논란은 과거의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수용소 측은 과거 부시 행정부 시절 제기됐던 각종 인권침해 논란을 종식하고, 수용소 이미지 쇄신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도입해 추진해 왔다. 우선 급식은 미군에게 제공되는 수준과 같은 다양한 음식이 제공되고 있다. 특히 채식주의자 등 수감자의 특성을 고려한 급식이 이뤄지며, 무슬림 수감자들이 많은 점을 고려해 양고기 음식도 제공되고, 라마단 때는 식사시간을 조절해 새벽과 밤에 음식을 제공할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다.

   수감자들에게는 또 수용소 내 최신 설비를 갖춘 병원에서 미군과 같은 치료와 진료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며, 백내장 수술을 하거나 의족.의수를 받으며 생명을 구한 경우도 많다는 게 한 군의관의 설명이다.

   1995년 서울의 용산 미군기지에서 근무하고, 1997년 대한항공기 괌 추락사고 때는 괌 해군기지 병원에서 한국인 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있다는 이 군의관은 "캠프 델타 내 병원은 입원 병상이 20개에 100여명의 전문 의료팀이 항시 대기 중인 초특급 시설로, 미국에서도 이 같은 일류시설에서 치료를 받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 급식
(관타나모 美해군기지<쿠바>=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미국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면서 설치한 쿠바 내 관타나모 수용소의 수감자들에게 제공되는 급식 모습. 2011.5.3 << 국제뉴스부 기사 참조 >> ash@yna.co.kr


   수용소 측은 특히 2005년 수용소 내에서 이슬람 경전인 코란 파손 논란이 제기된 이후 요르단 출신의 이슬람 전문가인 자키 씨를 문화담당 자문관으로 임명해 이슬람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자키 씨는 "하루 5차례 메카를 향해 기도하는 시간을 보장하고, 40여개국 언어로 된 코란이 제공되는 등 철저하게 이슬람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수용소를 운영 중"이라며 "경비병과 직원들도 이슬람 문화를 존중하도록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수감자들은 또 영어 클래스, 컴퓨터 배우기, 그림 그리기 클래스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에도 자유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가운데 현재 50여명의 수감자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수용소 내에는 1만8천여권의 도서와 잡지 DVD가 구비된 도서관도 있어 수감자들이 일주일 단위로 책을 빌려 볼 수 있다. 도서관 근무자인 로사리오 씨는 "아랍어로 된 해리포터가 수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 추가 주문을 해놓고 있다"면서 "아랍어 신문과 잡지는 이집트에서 수입해 비치한다"고 전했다.

   캠프 6에 수감돼 있는 수감자들은 자체적으로 대표를 뽑아 수용소측과 정기적으로 대화를 통해 건의사항 등을 전하기도 하고 있고,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관계자가 3개월마다 자유롭게 방문해 수감자들을 면담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하고 있다.

관타나모 수용소 캠프 5 내부
(관타나모 美해군기지<쿠바>=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미국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면서 설치한 쿠바 내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가장 위험한 수감자들을 관리하는 캠프 5의 내부 모습. 2011.5.3 << 국제뉴스부 기사 참조, 관타나모 태스크포스 제공 >> ash@yna.co.kr


   수용소 책임자로 두 차례 주한미군 근무 경험을 가진 더니 토머스 육군대령은 그동안 수용소에서 숨진 사람은 자살자가 5명, 심장마비 등으로 자연사한 수감자가 2명이며, 모두 6명이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수용소 측은 과거 일부 인권유린 의혹이 있었지만 일부는 수감자들이 정치적 동기에서 과장한 측면도 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현재는 `안전하고, 인간적이며, 합법적이고, 투명한 수감자 관리 및 보호'라는 JTF-GTMO 운영방침을 철저하게 준수 중이라고 강조했다.

   JTF-GTMO의 사령관인 제프리 하버슨 해군소장은 "일부에서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조사를 해왔으며, 작년 6월 부임 이후 아무런 인권침해 행위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ash@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5/03 10: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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