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1-04-13 10:33:21 조회수 : 768

우말라의 국가개입 강화 vs 게이코의 시장경제 촉진
'고민거리' 빈곤문제엔 엇비슷한 입장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 12일 페루 대선 개표결과 좌파 진영의 오얀타 우말라(49)와 우파로 분류되는 게이코 후지모리(36)의 결선투표 진출이 사실상 확정돼 결선은 좌우간 정책대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페루 승리'당의 우말라는 빈곤층의 폭넓은 지지를 얻으면서 31.7%의 득표율로 예선 1위에 올랐고, 우말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익으로 평가받는 게이코는 도심 중소 상공인과 원주민의 지지 속에 우말라의 결선 대항마로 떠올랐다.

   두 후보의 결선진출은 이전 여론조사에서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로 두 대권주자는 남다른 이력만큼이나 정책에서도 차이가 뚜렷한 게 특징이다.

   하지만 과거 페루 대선이 결선에 가까워질 수록 인물 중심의 인기투표 성향을 보였다는 점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누구를 지지하고 누구와 연대하느냐에 따라 대선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골' 우말라 좌파정책 승부 = 예비역 중령 출신인 우말라는 2000년 군인 신분으로 광업 노동자 시위를 지지하며 당시 대통령이었던 후지모리의 퇴진을 요구했을 정도로 기존 세력에 도전하는 반골 기질을 가졌다는 평가다.

   그는 2005년 1월 군을 나와 페루민족주의자당을 세운 뒤 이듬해 대선에 출마해 예선 1위로 결선에 나갔으나 알란 가르시아 현 대통령에게 패해 분루를 삼켰다.

   우말라의 공약은 주로 시장에 대한 국가 개입을 강화하는 내용이 눈에 띈다.

   세계 1위 구리수출국인 페루에 진출한 국제 광산업자들의 이익 대비 세금 비율을 현행 30%에서 최대 45%까지 올리겠다고 밝혔으며, 물과 하수시설 등의 분야를 공공부문으로 편입하는 헌법 개정을 약속했다.

   무상 공교육과 학교급식 정부지원, 최저임금 대폭 인상, 부의 재분배 등 좌파의 특징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공약들도 나왔다.

   하지만 그는 이번 대선에서는 2006년 출마때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대신 브라질의 노동당 쪽에 기운 모습을 보이며 차베스처럼 국제 사회에서 '왕따'가 되지 않겠다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런 포석에 따라 그는 선거캠프에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전 대통령의 선거참모로 활동했던 인사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캠페인동안 좌편향적 공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중앙은행의 독립과 페루가 기존에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급진적 이미지를 털어내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페루 첫 女대통령 꿈꾸는 게이코 = 이에 맞서는 게이코 의원은 19세때 부모의 이혼으로 최연소 '퍼스트 레이디'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이번 대선 후보 중에서도 가장 나이가 어린 대권 주자였다.

   그는 2006년 치러진 의회선거에서 페루 역사상 가장 많은 표를 얻으며 국회에 입성했고, 이후 아버지 알베르토의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정치적 야망을 키워왔다.

   그는 공약으로 사형제 도입과 시장경제 촉진을 약속하는 등 우말라에 비해 오른쪽으로 보폭을 넓힌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연 경제성장률 최소 7% 달성, 건강보험 확대, 교도소 신설, 알자리 창출을 제시했으며 광산업자로부터 초과 이득세를 거두겠다는 뜻도 밝혔다.

   물론 빈곤층에 수혜가 돌아가는 학교 급식지원이나 연금 문제에는 정부가 적극 나서겠다며 우말라와 비슷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게이코는 그간 갈등과 반목이 페루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고 집권 뒤 증오와 복수가 없는 정부를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가 집권 뒤 법을 외면한 채 아버지를 방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자 사면은 법원만이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혀 세간의 의심을 피해나가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 집권 때 도입된 '사회적 프로그램'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하는 등 아버지 후지모리의 유산을 적극 받아들이겠다며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있다.

   게이코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그는 페루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쓰게 된다.

   eddi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4/13 04:32 송고

원문보기 :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1/04/11/0607000000AKR2011041110440008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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