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21-02-26 12:53:53 조회수 : 1,188
국가 : 브라질 언어 : 한국어
원문링크 : https://www.emerics.org:446/issueDetail.es?brdctsNo=312481&mid=a10200000000&&search;_option=ALL&search;_keyword=&search;_year=&search;_month=&search;_tagkeyword=&systemcode=06&search;_region=&search_area=1¤tPage=1&pageCnt=10
출처 : EMERiCs
발행일 : 2021-02-17
바이든 대통령 취임
미국 민주당의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이 현지 시간으로 2021년 1월 20일 취임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前) 미국 대통령이 추진해온 거의 모든 정책의 수정을 의미한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와 표면적으로 밀월관계를 유지해왔던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 브라질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였다. 브라질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 개인이 아닌 국가적인 차원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등장은 무역 관계, 기후변화 대응, 파괴적인 지도자에 대해 저항하는 활동에 대한 지원 확보라는 측면에서 브라질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국가의 이해관계는 개인적인 관계에 앞서기 때문에 미국과 브라질의 관계는 새로운 기회를 맞이했다고 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등장이 브라질에게 있어 기회인 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는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미국과 브라질의 관계를 조명하고 관계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브라질의 기회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바이든 대통령의 집권은 정치·경제·사회적 측면에서 브라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상황은 이와 다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비슷한 정치 행태로 인해 ‘열대의 트럼프(Trump of the Tropics)’로 평가되었고,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사기’라고 평가하면서 G20 국가들 가운데 가장 늦게 미국 대선 결과를 인정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취임 축하 서신에서는 미국과 포괄적인 무역협정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향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권 협정 파괴, 다자간 무역 체제 공격, 환경 부정주의에 반대 입장을 취하고, 종교적·정치적 극우보수주의자들을 옹호했던 민중주의자들과 트럼프-보우소나루가 만든 공식적·비공식적인 동맹관계 등을 모두 깰 전망이다. 그리고 바이든의 집권으로 예상되는 변화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브라질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시할 것이다.

첫째, 미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자본이 증가하면 미국의 자본은 브라질을 비롯한 라틴아메리카 교역국의 무역 및 서비스 분야로 유입될 것이다. 이는 최근 팬데믹으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브라질의 위기 극복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미국이 최저임금을 1시간당 15달러로 결정하고, 학생의 학자금 대출을 탕감해주는 정책을 발표함에 따라 미국의 내수 시장은 성장할 전망인데 이 역시 브라질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다. 미국의 최저임금 인상은 중남미 이민자들을 미국 시장으로 유인할 수 있는 매력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최근 브라질에서는 포드(Ford)사(社)가 자동차 조립 공장 3곳을 폐쇄하고 철수하는 바람에 5,000명 이상의 실직자가 발생했고, 하청업체들이 파산 위기에 처해 있다.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지만 2020년에 긴급 구호자금을 집행한 브라질 정부는 재정적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경기부양책은 브라질의 대미(對美) 수출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미국과 중국의 관계 변화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마찰을 줄이고 협상을 확대해갈 것으로 보이는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무역 파트너로서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브라질을 필요로 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브라질은 중국 기업에게 5G 사업권을 부여할 것인지를 두고 충돌하고 있다. 미국은 민주당과 공화당을 막론하고 개인정보 관리 및 국가 안보 이슈에 관심이 많고, 중국 화웨이(Huawei), 중싱통신(ZTE)과 같은 통신회사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 기업이 브라질을 비롯한 라틴아메리카에서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것을 저지하고, 미국 기업의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할 것이며, 브라질의 선택을 저지하기 위해 투자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국과 브라질의 관계 개선에서 ‘5G 사업권’은 중대한 사안이 될 수 있다.

셋째, 환경 보호와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압력 증가이다. 브라질은 환경 보호 및 기후 변화 대응에 있어 쟁역(爭役)을 이어온 국가이다. 브라질은 열대우림 원시림인 아마존(Amazon)의 60%를 차지하고 있고, 생물다양성 지수에서도 절대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어 국제적인 환경 이슈 논의의 장(場)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 집권 이후 브라질은 오히려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는 입장이 되었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을 이용해 국내에서 정치적으로 역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지도 못하였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환경 보호와 기후 변화 대응을 주요 정책 이슈로 선정하고 취임 첫날 파리기후협약(Paris Climate Agreement)에 서명한 것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외교적인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국민들이 요구하는 환경 보호와 기후 변화 대응 요구에도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는 브라질에게 있어 기회라 할 수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브라질이 더 이상 아마존을 불태우지 않는다면 아마존 보호를 위해서 200억 달러 기금을 마련할 것이고, 반대로 멈추지 않는다면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이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넷째, 바이든 대통령은 인종과 성소수자 차별 철폐를 옹호하는 인권보호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종과 성소수자(LGBT)1) 차별을 공공연하게 조장해 왔으며, 보우소나루 대통령 역시 인종과 LGBT에 대해 차별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인 베니 샌더스(Bernie Sanders) 상원의원은 보우소나루 대통령 집권 이후 브라질의 원주민과 ‘낄롱볼라(Qulilombola)’라고 불리는 흑인들이 더 많은 인권 침해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고, 존 케리(John Kerry) 미국 국가안보위원회 기후변화대응 특별보좌관은 존 F. 케네디 인권상(Robert F. Kennedy de Direitos Humanos)을 받은 알레산드라 꼬라삐 문두루꾸(Alessandra Korap Munduruku) 지도자를 축하하는 자리에서 보우소나루 집권 이후 악화된 원주민들의 상황에 대해 비판했다. 이러한 지적에 근거해 바이든 행정부는 인권보호 외교정책을 공언했다. 향후 바이든 행정부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민주주의의 정착과 안정을 위해 개별 국가 정부와 직접적인 협상을 전개하거나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인권 옹호 단체들을 지원할 것이며, 결과적으로 브라질 내 시민사회 활동이 확대되고 민주주의의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미주 대륙을 핵심 지역으로 설정하고 외교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 이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다섯째, 이민에 있어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남미에 이민 문호를 개방할 것이다. 그동안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팬데믹을 거론하며 브라질인들의 미국 입국을 제한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전에 브라질인들의 입국을 허용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19년에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을 넘고자 하는 브라질인은 약 1만 8,000명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불법체류자 1,100만 명에게 시민권을 주는 방법을 찾겠다고 공언했는데, 이중 브라질인도 40만 명이나 포함되어 있다. 미국 이민법 때문에 부모와 생이별을 한 어린이도 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 중 브라질 국적의 어린이도 다수 존재한다. 미국이 불법체류자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할 방침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경제적 위기에 처해 있는 많은 온두라스인들이 과테말라와 멕시코를 거쳐서 미국으로 건너가는 ‘카라반(caravan)’을 다시 시작했다. 브라질은 중미 지역과 상황이 같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미국으로의 이민을 희망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이민 정책의 변화는 브라질인들에게 보다 폭넓은 교육과 직업 선택의 기회가 될 것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위기
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집권은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첫째, 바이든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정권 유지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쿠바와 베네수엘라와의 관계 개선에서 브라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쿠바와 베네수엘라에 극명한 반대 입장을 보이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바이든의 대(對)라틴 아메리카 외교정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국은 향후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 상원위원회 의장인 안소니 블린켄(Antony Blinken)은 이미 포퓰리즘을 가장 먼저 경계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는 구체적인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브라질의 외교관들도 이러한 이슈가 압력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브라질 대통령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에 양국이 소원해질 것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미국 행정부 내에는 브라질 정부와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외교관계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즉, 미국과 브라질의 국가간 관계는 유지되겠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과의 관계에서는 많은 마찰이 예상된다.

둘째,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미국과 프랑스의 외교적 압력이 증가할 것이다. 그동안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열대우림의 파괴를 막기 위해 브라질에 국제적인 압력을 가하려 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저지로 진행하지 못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바이든 정부는 환경과 기후변화 대응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직접적으로도 환경보호를 위한 압력을 가하는 것은 물론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환경 및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압력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환경 외교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브라질 정부는 그동안 기후 변화 대응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왔고 그 결과 브라질은 환경 분야에서 기술적으로 낙후되었다.

셋째,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020년 1월 둘째 주 이후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시작된 가운데 브라질 내 사망자수는 21만 2,893명으로 세계 2위에 달했고, 전체 확진자수는 863만 9,868명을 넘어섰다(2021년 1월 21일 기준). 브라질 아마조나주(州)의 마나우스(Manaus)에서는 의료용 산소가 부족해서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고, 이후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가 커지고 있다. 2018년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페르낭두 아다지(Fernando Haddad)와 주앙 아모에두(João Amoêdo), 그리고 부패 척결, 민주주의와 정의 구현을 주장하는 ‘거리로 나오라(쁘라 후아, Vem Pra Rua)’ 운동과 2013년 저항 운동을 이끌었던 자유 브라질운동(MBL, Movimento Brasil Livre)이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운동에 합세하였다. 이를 반영하듯 브라질의 뉴스매체 까르다까삐딸(CartaCapital)은 24시간 동안 ‘탄핵’이란 검색어가 432% 증가했다고 보도하기도 하였다. 상파울루 가톨릭대학교(Pontifical Catholic University of São Paulo)의 뻬드루 세하누(Pedro Serrano) 교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사회성과 헌법의 기본 가치를 훼손하면서 브라질 국민들에게 원자폭탄을 터뜨리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사법적인 관점에서 법적으로 탄핵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브라질의 변호사들은 로드리고 마이아(Rodrigo maia) 하원의장에게 새로운 탄핵요구안을 제의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우마 호세프(Dilma Rouseff) 전(前) 대통령이 탄핵될 당시의 지지율(10%)보다는 높은 지지(30%)를 받고 있으나 탄핵 운동은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은 브라질 국내 정치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레임덕(lame duck)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시작될 수 있다. 

넷째, 2월 브라질 상·하원 선거는 보우소나루 정권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소속 정당이 없다. 지난해 자유사회당(PSL, Partido Social Liberal)을 탈당한 이후 브라질을 위한 동맹(ALIANÇA, Aliança pelo Brasil)을 창당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는 그가 상·하원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이끌어 낼 지지기반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립형 대통령제가 작동할 때에 하원의장은 가장 큰 연립정당의 대표가 차지했다. 현(現) 정부에서는 이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2월 초로 예정되어 있는 하원의장 선거는 대통령 측 후보인 알라고아스 출신 진보당(PP-AL)의 아르뚜르 릴라(Arthur Lira)와 현 하원의장인 로드리구 마이아의 지지를 받는 후보인 상파울루 출신의 브라질 민주운동(MDB-SP)의 발레이라 호시(Baleia Rossi)가 경쟁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발레이아 호시 의원의 당선이 유력해 향후 정국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상원의장 선거에는 현재 시모니 떼베찌(Simone Tebet, MDB-MS 소속), 로드리고 빠세꾸(Rodrigo Pacheco, DEM-MG 소속), 마조르 올링삐우(Major Olimpio, PSL-SP 소속)와 조르지 까주루(Jorge Kajuru, Cidadania-GO 소속) 등 4명의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선거 당일까지 더 많은 후보가 출마할 수 있는데, 미나스제라이스 출신의 민주당 로드리고 빠세꾸 후보가 조금 앞서 있다. 행정부의 정책을 입법화하는 상·하원 의장 선거는 정부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브라질의 유력 매체 UOL의 칼럼니스트인 케네지 알렌까르(Kennedy Alencar)는 “이러한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브라질의 시민사회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비민주적인 행위에 대응하는 방식”이라고 언급하면서, “바로 지금이 브라질 정치를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시스템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이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개인에 대한 비판과는 별개로 그동안 브라질의 정치 시스템 내에서 어떠한 결정적인 시점과 추진력을 확보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암시한다. 따라서 최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은 브라질 국민들에게는 기회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는 위기가 될 수 있다.


* 각주
1) 성적 소수자를 이르는 말. 레즈비언(lesbian)과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성적소수자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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